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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모든 순간

'누런돼지'를 관리하게 된 사연

제목은 거창(?)하지만 사실 이 글의 목적은 ‘블로그 소개’입니다.ㅎㅎ

안녕하세요? ‘누런돼지 관리자’이자 경향신문 디지털뉴스팀 소속 임아영 기자입니다.

‘누런돼지’를 관리하게 된 사연을 설명하려면
우선 ‘누런돼지’를 소개해야겠군요.ㅎㅎ

누런돼지는 경향신문 문화부 소속 황경상 기자입니다.
이메일 아이디가 yellowpig@kyunghyang.com 이죠.
황 기자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붉은 돼지>를 ‘일생의 명작’으로 꼽습니다.
하야오 감독이 중년이 된 자신을 위해 만들었다는 자전적 작품이죠.
1차세계대전에서 공군 조종사로 참전해 동료들을 잃었던 ‘붉은 돼지’, 포르코 로소가 인간에 대한 혐오감으로 스스로 돼지로 변해 군대를 떠난 뒤의 이야기입니다. ‘붉은 돼지’는 황 기자의 로망입니다.
붉은 돼지처럼 살고 싶다는 얘기인지는 ‘붉은 돼지’를 ‘누런 돼지’로 패러디한 황 기자가 대답할 몫으로 남겨두겠습니다. ㅎㅎ

황 기자와 저는 입사 동기입니다. 2008년 10월에 입사했으니 만난지는 3년이 조금 넘었네요.


제가 합격했을 때 대학 후배가 합격자 발표란을 캡처해서 보내준 겁니다.
이걸 보고 감격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나 지났네요. ㅎㅎ 더 신기한 건 그때만 해도 제 이름 뒤에뒤에 있는 이름이 제 ‘남편’이 될지 몰랐다는 사실입니다.
ㅎㅎ


입사 후 2년 동안은 친한 친구처럼, 고민을 공유하는 동기로 잘 지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흔한 연애 스토리들처럼) 동기가 남자친구가 되었고
이제 오늘로써 ‘남편’이 되기 12일 전이 되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전하기에는 아직 너무 부끄럽네요 ㅎㅎ;;; 그건 다음 기회로 남겨둘게용)


회사에서는 십여년만의 사내 커플의 탄생이라고 합니다.
기자 커플은 안 좋다고 일부 선배들은 놀리시기도 하지만
결혼이라는 일이,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일이, 매우 뭉클한 거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일을 빨리 처리하기 좋아하지만 참을성이 없는 저와
시동이 매우 늦게 걸리나 마무리는 확실하고 꼼꼼한 황 기자가
함께 산다면 ‘좋은 상호보완 관계’가 되겠구나 느낀 적이 많았습니다.
(사실 느리고 잘 망설이는 황 기자를 다독다독해서 일을 하게 만드는 일은 힘들기도 했습니다ㅠㅠ
앞으로 정말 잘 ‘관리’해야겠구나 싶어 황 기자에게 “나는 (황 기자의) 엄마가 되기 싫어!”라고 하기도 했죠.
그러나 이제 ‘관리자’의 역할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ㅎㅎㅎㅎㅎㅎ)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
경향신문 부부 기자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느꼈던 사소한 일상(신혼 일기)부터
사회 현안에 대한 생각까지 다양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저와 황 기자는 산책과 여행, 영화(이야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 이야기들도 공유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저희의 청첩장 문구를 소개할까 합니다. 부끄럽지만 ㅎㅎ

외롭고 높고 쓸쓸한 길에서도 서로의 더듬이를 부비며 온기를 찾고
묵은 김치 한 조각에 더운 밥 하나, 세상의 가장 소박한 찬에도 즐거워하겠습니다.
며칠째 정신없어 다듬지 못한 손톱을 다정하게 깎아주는 시간을 행복해하고,
서로가 만든 그늘 속에서 즐겁게 쉬며,
무엇을 이뤘느냐 묻기보다, 어떻게 살았느냐를 묻는 그런 부부가 되겠습니다.
오셔서 저희의 앞길을 축복해 주세요.



‘예비 남편’이 쓴 문구입니다. 이 문구를 보고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앞으로 이렇게만 산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은 느낌...(예비 신부의 감성입니다 ㅎㅎㅎ)

끝으로 저희 관계를 상징하는 사진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