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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모음/누런돼지 관리자

뮤지컬 <위키드>의 작곡가 스티븐 슈왈츠

지난 월요일에는 뮤지컬 <위키드>의 작곡가 스티븐 슈왈츠의 기자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여러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작곡가로 유명한 분이죠.

스티븐 슈왈츠와의 질의 응답을 옮겨봅니다. 

작품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느낄 수 있네요.

 

통역한 것을 정리한 것이어서 비문이 있습니다. 참고하시길.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티븐 슈왈츠입니다.(한국어로 인사) <위키드>의 작곡가이자 작사가다. 여러분들 만나뵙게 돼서 반갑고 서울 오게 돼서 진심으로 기쁘다.

 

(질의 응답)
-4개월여만에 개막하고 뒤늦게 찾아온 감이 있다. 한국에서 <위키드> 오리지널 버전 라이선스 공연은 처음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흥행 성적은 어떤가. 오리지널 버전으로 배우들이 노래하는 음향 등 느낌이나 우리 배우들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 배우들에게 요구했던 부분이 있는지.
 처음에 한국 <위키드>가 공연된다고 했을 때 너무 오고 싶었다. 그때 멕시코에서 스페인어 버전으로 올리고 있어서 안타깝게도 오지 못했다. 그때 거기에 있어야만 하는 바람에 여기 오지 못했던 걸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공연 진행 중에 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공연이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보니까 하다 보면 달라지기도 하고 느슨해지기도 한다. 처음에 오는 것보다 나중에 오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만 봐도 10년 넘게 흥행 기록하고 있다. 한 번씩 모든 것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공연 제상태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곤 한다. 지난 토요일, 일요일 한국 공연 전체를 다 봤다. 굉장히 좋은 상태로 공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부분이 있지만 멋있는 캐스트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공연하는 분들뿐 아니라 새롭게 엘파바로 합류하는 김선영씨도 봤는데 반가웠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같이 노래도 해보고 노트도 했는데 연습 얼마 안 했는데 훌륭하게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나라하고 비교했을 때 다른 부분 등에 대해 질문했는데 추상적인 대답인 것 같다. 십년 전에 했던 것, 또 스페인 등과 비교한다면.
 일단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한국 <위키드> 버전이 지금 뉴욕 갔을 때 본 거랑 똑같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형태 모습 똑같을지언정 한국에서 공연되는 것만큼 한국적 강점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극장 시스템 부분일 수도 있고 극장 구조, 한국 음향팀 뛰어난 능력일수도 있다. 한국 공연 보면서 음향 사운드가 듣기 좋았다. 세계 어느 곳에 뒤지지 않고 제일 좋다 생각 들 정도였다. 특히 <위키드> 앙상블 칭찬하고 싶다. 노래를 잘한다 뿐 아니라 극 속에 녹아들고 조합도 좋고 딕션도 좋고 음악적 재능에 굉장히 놀랐다. 특히 객석에서 웃음이 많이 나왔다는 점에서 흡족하고 행복했다. 언어적 부분도 있지만 생각보다 웃음이 적은 곳도, 많은 곳이 있는데 한국 관객들은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보다 보면 영어로는 이쯤 터진다 부분에 어떤 나라 가면 안 터질 때 속상했는데 한국에서는 다 터지고, 뜻하지 않은 부분에서 터지는 게 특색있었고 좋았다.

 

 

 

 

-일단 공연 캐스팅별로 보셨다고 하니까 보면서 캐스팅 배우 중 인상적 배우가 있었다면. 물어보는 이유가 한국 관객들과 원작자 입장이 다를 거 같다. 어떤 이유 때문에 그런가.
 모든 배우들이 워낙 뛰어나고 잘하고 누구 하나가 뛰어나다고 말하기도 애매할 정도로 제각각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개성 살리면서 연기했다고 생각한다. 네사로즈 맡은 이예은씨도 사랑스럽게 캐릭터 살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보크 역 김동현씨는 새로운 보크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그 두 배우가 한국적 부분을 연기적 요소에서 찾았기 때문에 지역적으로도 사람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았나싶다. <위키드> 자리 잡는데 공헌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됐다. 더블캐스팅이 된 네 배역에 대해 다 봤는데 비교하고 싶지 않고 그저 달랐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다른 점 때문에 공연 보는 재미가 있었고 누구 하나가 더 현실적이었다는 말 자체가 배우들 감정 상하게 할 수 있으니까 달라서 좋았다고 말하겠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랐는지 한 가지만 예를 들어줬으면. 배우들에게 노트 직접 했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을 해주셨는지.
 (웃음) 다르다는 말을 꼭 강조하고 싶었던 건 다들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차이점 설명한다면 엘파바 역 중에 옥주현씨는 강한 감정, 분노를 안으로 응축시키는 경향이 있었고 그런 걸 보는 재미가 있었다. 박혜나씨는 뿜어내는 기운이 좋았다. 글린다 역은 정선아씨가 사람들이 재밌어 하는 부분을 캐치해서 코믹함을 살렸고 김보경씨는 현실적이라고 말하는게 오해 생길 수 있지만 사람들에게 진실하거나 확실하게 다가오는 재미를 살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러운 것은 이런 얘기가 활자화돼 나가면 배우들이 내가 지금 응축시키고 있구나 폭발해야 하나, 폭발하고 있으니 응축해야 하나 등 생각할 수 있어 우려가 된다. 잘 써주길 바란다. <위키드>라는 공연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전세계적 공연되는 이유는 배우들로 하여금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강점 성격 연기관 등을 투영시킬 수 있고 그럴 여유가 많은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엘파바, 글린다 등 주역 맡은 배우들이 본인의 삶 등 배경을 투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위키드>가 힘이 있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와 달리 공연은 살아있는 사람이 하는, 매일 살아있는 공연이다. 살아있는 생명처럼 바뀌기도 하고 좀더 나아지려고 한 것도 있다. 노트라는 게 별게 아니고 음악적 노트고, 템포 공연 흐름, 리듬 등 나아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얘기했다. 또 감정선에 대해서도 대화했고. 배우가 가지고 가야 할 감정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대본을 보면서 번역에 의해 바뀐 부분이 내용이 잘 전달 되었으면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답답한 부분, 의문을 해결하려는 것이어서 한국 관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았다. 작은 걸로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이 발전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적으로 바꾼 부분들이 무엇이고 어떤 팁을 찾았는지.
 미국 관객들은 <오즈>라는 테마에 익숙하고 그 영화를 잘 알고 있다. 너무 많은 부분을 자세하게 말하긴 그런데 2막에 보면 글린다가 노란 벽돌을 따라 뒷모습을 보면서 손을 흔드는 장면이 있다. 지금 미국 관객들은 보기만 해도 도로시구나, 길 떠나는구나 알 수 있는데 모든 한국 관객들이 <오즈>에 친숙하지 않다보니 ‘아 그렇구나’ 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이 부분에 삽입하기로 한 게 있다. “도로시 안녕~”(굿바이 도로시) 이렇게. 그런 식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했고 작곡가들이 대본을 보면서 이런 부분 전달되고 있느냐 했는데 그렇다 하면 넘어가고 아니면 더 좋은 방법 찾기 위해 논의했다.

 

-1975년 나온 영화인데 그 영화를 바탕으로 하는 뮤지컬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참 오래되지 않았나.
 왠지 모르겠지만 오래 전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회에서 하루도 <오즈>에 대한 언급 없이 지나간 없었던 듯하다. 티비를 보든 기사를 보든. 어떻게든지 <오즈>에 대해서 언급하든지 배경에 대한 농담을 던지거나 사회 근간에 깔려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면으로 생각해보면 <오즈>나 <위키드>나 어느 시대이든지 항상 사람들에게 대변하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과 실제 생활하는 모습이 다르다는 적나라한 얘기다. 정치적인 얘기, 표상하는 이미지는 이거지만 알고보면 다른 것이라든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게 전부는 아니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현시대 살아가는 우리가 보기에도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자신 입장에서 이게 진실이라고 하지만 이제 저희는 그들이 말하는 모든 것들이 다 진실이라기보다는 입장에 따라 해석이 가능한 의견이라는 것도 알고 복잡한 사정이 뒤에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위키드>를 보셔도 알겠지만 사악한 초록 마녀, 선한 하얀 마녀로 선악이 구분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 보면 보여지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 알게 되니까 많은 사람에게 어필하지 않았을까. 이런 부분이 계속 부딪치고 격렬하게 찬반 논쟁 일으키는 프로파간다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영화가 미국 등에서 회자될 수 있고 모든 사람의 이야기에 등장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뮤지컬보다 <위키드> 넘버들이 빠짐없이 좋다. 가사를 붙일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뭔가. <중력을 넘어서>를 대표곡으로 꼽는데 가장 좋아하는 곡은 어떤 곡인지, 핵심 곡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우선 감사합니다(한국어). <위키드>라는 작품은 처음 소설로 접했었고 그 이후에 뮤지컬로 만들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백방으로 알아봤던 작품이다. 굉장히 하고 싶었었다. 하나하나 살아있는 캐릭터도 맘에 들었었고 이들이 가져가는 관계도 좋았었고 작품에 깔려 있는 철학도 흥미롭고 맘에 들었었다. 이 작품 만들 때 캐릭터 한명 한명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상황이 무엇인지 생각해서 쓰려고 했고 그들 입장에서 세계를 구축하고 세계관 생각해봤다.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어떻게 하면 음악이 도움이 될까를 중점으로 생각했다. 만약 음악 들으면서 그런 부분 느껴졌고 캐릭터 감정이나 성격이 느껴졌다면 제 일 잘했다는 거니까 감사하다.

 일단 제일 좋아하는 곡은 어디 가도 듣는 질문인데 절대 대답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저명한 작곡가 스티븐 손더임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인터뷰에서도 어김없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에 대한 질문이 나왔었다. 스티븐 손더임이 이렇게 말했다. 제일 좋아하는 게 뭔지 얘기했었는데 그 이후 그 노래 들릴 때마다 왜 좋아하는 노래인지 질문 안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날 그날 들을 때마다 감정이 다를 수도 있는데 그보다 먼저 왜 그게 좋은지 생각하게 되니까 노래와 나 사이에 장벽이 생기는 느낌이라는 것. 그래서 그런 질문을 받을 때 나는 절대 대답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서 관객들에 선사하고 관객들이 어떤 느낌을 갖게 되는지는 자신의 것이니까 나는 만들고서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감정 느끼게 하고 싶고 장벽을 만들고 싶지 않다.

 

 

 

-좋은 노래 많이 만들었는데 어떻게 영감을 얻는지 궁금하다. 한국에서도 뮤지컬 창작을 많이 하는데 좋은 곡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팁을 준다면.
 한국만의 뮤지컬을 작곡하려 한다는 얘기 들었을 때 기뻤고 응원해주고 싶었고 다음에는 꼭 한국 창작 뮤지컬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작곡가로서 얘기하고 싶은 건 항상 생각하기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자, 열정적으로 느끼고 내 모든 힘과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이야기를 찾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말씀 드리는 이유는 내가 진실되게 사랑하고 좋아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그런 부분이 작업으로 이어진다면 그걸 듣는 사람들이 이 사람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내가 진심으로 이해하고 믿고 사랑하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느낄 때도 똑같이 느낀다. 작업할 때 이것과 어떤 교감을 이룰 수 있는지 생각하고 사랑하고 열정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특히 창작자들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문화가 형성돼야 도와줄 수 있다. 한국 뮤지컬이 몇십년간 크게 발전하고 문화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많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작곡가들, 작가들,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얘기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점점 늘어날 거라고 본다. 한국에서 창작 뮤지컬을 보는 날을 고대하겠다.

 

-안무팀이 변박 사용한 곡들 때문에 연습 많이 했다고 하더라. 변박 많이 사용한 이유는 뭔가. ‘파퓰러’라는 곡이 수정 없이 한번에 완성했다고 들었다. 탄생 과정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전체 캐스트와 음악 감독님들에게 노트 드릴 때 <오즈>의 나라를 참고하고 싶었고 현재 세계와는 다른 부분이 보여지길 바랬다. 그런 의미에서 안무가도 안무를 짤 때 사람들이 볼 때 브로드웨이 스타일이구나, 누군가 스타일이구나가 아닌 굉장히 새롭구나 느낌이 드는 안무로 신경썼다고 하더라. 그래서 안무가가 작곡가에 요청할 때 안무로 쓸 수 있는 음악을 박자 다르게 한다든가 다른 음악과 어딘가 다르게 변박을 준다는가 주문을 했다.
 가끔씩 어떤 노래들이 술술 풀려 한번에 써지는 경우가 있다. 이 캐릭터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걸 전달하려고 하는지 명확하면 망설임 없이 죽 써진다. 글린다 캐릭터 경우 작가도 처음부터 쓸 때 이런 캐릭터고 모든 씬들에서는 그를 과감하게 투영시킬 수 있도록 쓰기도 했고 작곡가에게 그를 전달하기도 했다. 글린다 캐릭터는 워낙 설명 잘 해주기도 했고 읽었을 때 이런 캐릭터고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가 명확했기 때문에 또 이런 여성성 캐릭터는 고등학교 때 많이 접하기도 했고 쑥 써내려갔다. 근데 그와 반면에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중요하거나 여러 캐릭터들이 같이 모여 있다거나 조심해서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면 여러가지 버전의 노래 쓰기도 하고 같은 테마를 이 노래 저 노래 써보고 겨우겨우 탄생하기도 하고 그 과정이 필요하기도 하다. 엘파바 경우 <중력을 넘어서> 등은 전달하는 바가 명확하니까 쑥 썼고 끝까지 그 곡이 유지됐다.

 

-음악 작업 외에 평소 좋아하는 것은 뭔가, 책 티비 드라마 여행 등 취미가 있으신지.
 엄청난 테니스 광이다. 잘 모를텐데 브릿지 게임을 좋아한다. 이 두 개가 취미다.

 

-뮤지컬 애니메이션 작곡가 된 과정이 궁금하다. 음악 전공했는지, 첫 작품 때 20대 초반이었는데 그렇게 젊은 작곡가에게 누가 음악을 맡겼는지. 애니메이션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다시 뮤지컬로 돌아온 이유는 뭔가.
 음악적 재능은 눈동자 색처럼 타고나야 한다. 음악에 대해 꼬마 때부터 사랑했고 관심 있었고 음악 들었을 때 다른 느낌 다가오고 하는 게 있었다. 뉴욕 근교에서 살았는데 부모님은 예술적 배경 없었고 극장 가기 좋아하는 부모님이었다. 운명처럼 사랑에 빠져서 음악을 사랑해오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이론 트레이닝 받았고 대학에서는 공연을 하기 위해서 공연 이해해야 하니까 전공은 연극을 했다. 졸업 후에 뉴욕에 와서 일을 찾을 때 행운이었던 게 팝 락앤롤 등이 극장에서 점점 영향 미치고 시작할 때였다. 뮤지컬에도 다양한 음악이 받아들여지기 시작할 때였다. 그때까지 많이 익숙해진 뮤지컬 작법이 아닌 새로운 아티스트들 젊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음악을 주문했다. 때를 잘 만나서 어린 나이에 <가스펠>, <피핀> 같은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애니메이션을 사랑하고 지금도 작업 중이다. <슬럼독 밀리어내어> 작곡가와 협업을 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드림웍스에서 나오는 애니메이션 작업 중이다. 왜 다시 뮤지컬을 선택했냐면 <위키드>가 <위키드>였기 때문이라고 말하겠다. <위키드>는 너무 만들고 싶었고 작업하고 싶었고 창조하고 싶었기 때문에 살아있는 극장의 기분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었다.

 

-원작은 어둡고 풍자적인 내용인데 노래는 밝고 행복한 느낌이다. 비극적 느낌을 살릴만도 한데 의도를 했는지.
 의도했냐고 물어봤느냐면 의도했다. 소설도 마찬가지고 <오즈> 자체가 갖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고 사회를 풍자하는 부분도 있고 어두운 부분도 있고 이게 현실적이고 진실성 있게 다가왔던 건 현실과 맞닿아있기 때문. 두 주인공이 어두운 부분 힘든 부분에서 역경 속에서도 성과를 이뤄내려고 하는 부분이 있었고, 또 어느 정도 성공을 이뤄낸다는 점에서 그런 부분에 희망을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정치적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했는데 정확히 어떤 부분인가. 음악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한국 분들은 많이 모르실텐데 프레드 필립스(정확하지 않습니다;;)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 장례식 가서 피켓 시위를 해서 논란을 야기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가 죽었을 때 어떤 기자가 유명 잡지에 기고했었는데 이 사람은 <위키드>를 봤었어야 했다고 적었다. 거기에 “만약 봤으면 모든 사람을 단결해서 공공의 적이 필요하고 그 사람을 한 마음으로 미워할 수 있었다”라고 돼 있었다. 슬프게도 자주 정치적으로도 힘을 모으기 위해서, 권력을 갖기 위해서 어떤 사람은 가상의 인물, 가상의 단체로 공공의 적을 만들려고 한다. 사람들은 쉽사리 넘어가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유지되어온 부분인데. 한국 역사는 잘 모르지만 장담할 수 있는 건 역사 속에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적을 만들어서 단결하려고 하게 한 적 있을 거다. 미국은 100개도 넘는다. 이라크만 봐도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적을 만들어놓고 전쟁 선언하고 전쟁했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서 깨달으니 그게 거짓이었고 존재하지 않는 부분들 때문에 모든 사람 분노했었고 큰일 벌어졌구나 했지만 당시 권력이 있는 사람이 가상의 적 존재한다고 하면 믿을 수밖에 없고 따라가게 되는 게 사람 심리 아닌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얘기도 그가 하고 있는 부분 보면 이런게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어떤 대상이 필요할 뿐이지 그 대상이 정말 악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동성애자에 대한 공격이 빈번한데 이후엔 그게 이슬람교도 될 수 있고 집시도 될 수 있고 대상이 중요한 게 아니다. 미워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것 아닌가. 미국도 마찬가지고 한국도 마찬가지고 천만다행으로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고 복을 받은 거기 때문에 사람의 책임감은 우리 현실을 직시하고 진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액면 그대로 진실인지 생각해보고 다시금 생각해보는 게 중요할 듯하다. 물론 <위키드> 작품이 정치적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다거나 정치적 부분에 대해 모두가 느끼게끔 드러나있는 것은 아니지만 두 주인공의 우정이라든가 사랑, 유머도 있지만 정치적 의견도 분명 들어가 있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보여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고 듣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보이는 것에서 진실을 찾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한국에서는 아이와 볼 수 있는 동화같은 이야기, 꿈과 희망의 이야기, 편견을 넘어서려는 이야기 등 동화적으로 포장돼서 홍보가 됐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더 잘 팔린 부분도 있다. 원작자가 담으려는 정치적 함의가 한국에 넘어오면서 희석됐다고 본다. 원작자가 보기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좋은 작품은 깊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많은 사람이, 많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신 이야기를 갖고 봤을 때 궁금해하는 걸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다. <위키드>가 10대 소녀들에게 인기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들만의 감정이 있고 가져가길 원하는 이야기도 있다, 성인 관객들에게 또 어필하는 부분이 있고.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없는 관객들은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관객석 보면 꼬마 숙녀들이 글린다 엘파바 옷을 입고 오고 남자애들 피에로 옷을 입고 온다. 반면에 어떤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인용하는 것으로 <위키드>가 사용되는 것은 굉장히 다른 사람들에게 다양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감사의 말 드리고 싶은데 오늘 미리 준비한 게 없어서 답변도 준비된 게 없었다. 진실되게 말할려고 노력했다. 깊이 있는 질문, 다양한 시각에서 나온 질문이 있어서 다양하게 답변했다. <위키드> 작품을 가지고 이런 얘기 나눈 건데 한국 창작가들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이길 바란다. 이런 식으로 진실된 대화를 나누고 다양한 각도를 시도해보고 애기 나누면 뮤지컬이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자리 마련되는 것 자체가 기뻤다.
 다시 한번 감사하고 흥미있는 질문 던져주셔서 생각할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았다. 한국 처음 왔기 때문에 방문한 것 자체가 기쁘고 한국이라는 나라 조금이나마 보게 돼 기뻤다. 특히 여러 나라 많은 프로덕션 봤는데 한국 프로덕션 수준 높아서 긍정적이었고 기쁜 부분이다. 이런 부분들이 성공적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겠다. 감사합니다. 

 

 

 

기사는 아래처럼 썼네요. 기사는 참 짧게 들어갔는데 기자간담회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죠?

앞으로도 이렇게 전문을 가지고 정리해보겠습니당. ㅎㅎ

 

“위키드 한국어 버전은 세계 여러 버전 중 최상”



ㆍ작곡가 스티븐 슈왈츠 첫 내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고 듣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보이는 것에서 진실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뮤지컬 <위키드>의 작곡가 스티븐 슈왈츠(66·사진)가 처음 한국에 왔다.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위키드>의 매력에 대해 강조했다. <위키드>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어 버전으로 공연 중에 있고, 내한공연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39만명이 관람했다.

슈왈츠는 처음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 <위키드: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들>을 접했을 때부터 뮤지컬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초록 마녀와 하얀 마녀 위주로 다시 쓴 작품이다. 흔히 ‘나쁜 마녀’로 알려진 초록 마녀가 실은 불같은 성격 때문에 오해받는 선인이고, 반대로 하얀 마녀는 허영에 가득 찬 악당이라는 설정이다. 그는 이 작품은 ‘모든 사람들의 근간에 깔려 있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성애자 탄압 등을 사례로 꼽은 그는 “우리는 역사 속에서 실체도 없는 공공의 적을 만들어 권력을 획득해온 사례를 너무도 많이 경험해왔다”며 “<위키드>는 보이고 들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고 사람의 책임감은 우리 현실을 직시하고 진실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슈왈츠는 지난 22~23일 캐스팅별로 <위키드> 한국어 공연을 관람하고 배우, 제작진과 작품에 관한 의견도 나눴다. 그는 “<위키드> 한국어 버전은 세계 여러 버전 중 최상”이라며 “배우들의 수준, 음향과 앙상블이 인상적이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객석 반응에 대해 “어떤 나라에 갔을 때는 영어로는 이쯤에서 ‘터진다’ 하는 부분에서 안 터지면 속상했는데 한국에서는 다 웃음이 나오고 또 뜻하지 않은 부분에서 웃음이 나오는 게 특색 있었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26세 나이에 작곡한 뮤지컬 <피핀>, <갓스펠> 등이 연이어 히트하면서 천재 작곡가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 <노트르담의 꼽추> 등에서도 히트곡을 남겼다. 지금까지 3개의 아카데미상과 4개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위키드>는 그의 대표작으로 10년 넘게 브로드웨이에서 최고의 흥행작으로 손꼽힌다.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 ‘널 만났기에’(For Good) 등이 특히 사랑받는 대표 넘버다.

슈왈츠는 한국의 창작 뮤지컬 작곡가들에게 ‘좋아하는 이야기를 찾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조언했다. “진실로 사랑하는 이야기를 하세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해야 열정을 쏟을 수 있고 그 열정이 작업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야 듣는 사람들도 그 진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