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썸네일형 리스트형 [임아영기자의 폭풍육아] 양육의 균형추 잡느라 분투…그래도, 나는 내가 엄마인 게 좋다 억울했던 마음을 기억한다. “누나니까 양보해야지.” 내가 제일 싫어하던 말이었다. 그 말을 듣던 나는 가끔 내 발끝을 보고 있었다. 화가 나서 오므려지는 발을 뚫어져라 보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왜요?”라는 질문은 할 생각을 못했지만 항상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억울했던 작은 마음들. 세 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는 장녀. 형제는 내게 그 애뿐이었고 나는 그 애가 가끔 좋고 자주 미웠다. 잠든 동생의 얼굴을 쓰다듬을 정도로 예뻐했던 기억도 있지만 싸웠던 기억이 더 많다. 부모님 앞에 서면 늘 나보다 어리고 서툰 그애를 도와줘야했고, 도와주는 나는 칭찬받았지만 먼저 뭔가를 하려고 하는 나는 자주 제지받았다. “동생은 아직 잘 못하잖아. 누나가 도와줘야지.” 나는 그 말이 너무 싫었다. 일곱 살이 된 첫째를 보면.. 더보기 어린 시절 나와 화해하게 될 때 두진이가 부쩍 “엄마는 이준이만 이뻐하고”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두 돌을 맞은 이준이의 귀여움은 정말 말 그대로 ‘하늘을 찌른다.’ “엄마 사당해요”라며 품을 파고들 때는 ‘이렇게 이쁜 강아지를 본 적이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4등신의 몸으로 뒤뚱뒤뚱 걸을 때는 ‘엄마 미소’를 숨길 수 없다. 나도 모르게 그 작은 강아지(?)를 안고 “우리 천사가 어디서 왔나, 하늘에서 내려왔나”라고 말하면서 뽀뽀를 퍼부을 때 두진이의 입은 삐쭉거린다. 그리고 바로 툭 튀어 나오는 말. “엄마는 이준이만 이뻐하고. 흥.” 이준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두진이의 상실감이 클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내가 첫째이기 때문에 둘째에 대한 질투를 익히 안다고 생각했다. 점점 배가 불러오면서 두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