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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가족 위한 ‘백업’ ‘그림자 노동’…엄마의 노동엔 이름이 없었다 지난 일요일 ‘집밥’이 먹고 싶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재료를 사와서 만들면 되지만 내가 만들어도, 남편이 만들어도 ‘집밥’ 맛이 안 난다.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엄마밥’이 먹고 싶었던 것 같다. 옆동에 사시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어디세요? 집에 밥 있어요?” 친정엄마가 아이들을 돌봐주신 지도 만 6년. 뻔뻔해진 것도 딱 6년만큼이다. 엄마는 집에 안 계시지만 집에 가 밥을 차려 먹어도 된다고 해서 남편과 나 둘이 가서 호박 된장찌개와 오징어볶음, 고춧잎나물을 와구와구 먹었다. 다 먹고 나니 전기밥솥에 있던 밥과 냉동실에 얼린 밥을 우리 둘이서 다 먹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결혼 후 집안일하며 비로소 깨달았다 나는 그동안 ‘반쪽 인간’이었구나 작은 일 하나까.. 더보기
여전히 엄마한테 독립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나는 ‘워킹맘’이다 아직은. 아이를 둘을 낳고 복직을 3개월여 앞두고 보니 한국 사회에서 워킹맘으로 살 생각이면서 둘을 낳는 무모한(?) 선택을 했구나 싶다. 그래서 ‘아직’이다. 만약 버텨낼 수 없다면 수많은 여자선배들처럼 ‘경단녀’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위기감 때문에. 그래도 나는 워킹맘들이 부러워하는 ‘친정엄마가 백업해주는 워킹맘’이다. “아영씨는 친정엄마 있잖아 걱정 없겠네”, “아 친정엄마 있어서 부러워요”와 같은 말에 아무 할 말이 없는 ‘부러운 워킹맘’이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든다. ‘우리 엄마는 행복할까.’ 첫째를 낳고 복직했던 2014년에는 아이 걱정만 가득했다. 아이가 엄마 없는 긴 하루를 적응할 수 있을까, 어린이집에서 울지는 않을까, 퇴근이 늦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긴 것 .. 더보기
"엄마, 회사 내년 말고 낸중에 가면 안돼?" "엄마, 회사 내년 말고 낸중에 가면 안돼?" 두진이는 이제 우리 나이로 6세가 되었다. 제법 논리적인 언어 구사를 한다. 오늘은 동생이 물을 쏟아 엄마가 짜증을 내니(;;;;) "엄마 화내면 안되는거야.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아"라고 말하며 나를 당황시켰다. 그런 두진이가 자주 하는 말. "내년 말고 낸중에." 가끔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면 두진이에게 이야기를 해줬다. "엄마가 지금 잠깐 너희를 돌보려고 회사를 안 가는 거고 1년이 지나면 다시 회사에 가야해." 시간 개념이 정확치 않은 두진이는 1년, 내년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른다. 그저 엄마가 회사를 다시 가야 한다는 것이 싫을 뿐. "엄마 내년에는 회사를 가야 해." 그때부터 두진이는 계속 말했다. "엄마, 회사 내년 말고 낸중에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