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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타이밍/글 모음

홍동마을 이야기 늘 뒤에 있었음을 고백한다. 고백이라고 해 봤자 들을 사람이 있을까마는...말해야 할 때 '신중'이란 이름의 껍데기를 쓰고 침묵했다. 행동해야 할 때 '아직 이르다'며 가만히 있었다. 남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몸을 일으켜 싸운 댓가에 겨우 한 숟가락을 얹어 퍼먹는 일이 전부였다. 그러면서 불평은 많았다. 가끔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술취한 사람들처럼 버럭버럭 화만 냈다. 이 놈은 빨리 가서, 저 놈은 천천히 가서, 그 놈은 나란히 가서 마음에 안들었다. 운전을 할 때면 끼어들기 하는 놈, 깜박이 안 켜고 들어오는 놈, 쓸데없이 경적을 울려대는 놈들을 향해 차 안에서 고래고래 욕을 했다. 아무도 듣는 사람은 없었다.휴가 중에 를 앞부분만 조금 읽었다. 아주 조금만 읽었을 뿐인데 부끄러웠다. 대한민국 농업 현실.. 더보기
[2030콘서트]‘우리편’이라는 괴물 /최태섭(경희대 박사과정·문화이론)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2052103215&code=990000 경향신문 12월 6일자. “쫄지마 씨바!”라는 말이 최고의 유행어로 자리 잡은 요즘이다. 그런데 나는 시대에 뒤떨어지게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어떤 두려움들을 떨쳐낼 수가 없다. 물론 이 두려움의 대상이 집권여당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지금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다름 아닌 ‘우리편’이다. 하나의 소동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진보성향임을 전혀 감추지 않는 영화평론가인 허지웅이 종합편성채널(종편)의 영화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수많은 사람이 욕설을 동반해 유감을 표명하며 ‘언팔로어의 심판’을 날렸고, 그가 (나.. 더보기
[최장집칼럼]다시, 변화의 중심에 선 젊은 세대 /경향신문 11월 29일자 대학생들이 주도했던 1980년대의 민주화운동으로부터 한 세대가 지난 지금, 또다시 젊은 세대가 한국정치 변화의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하고 투표도 잘 안 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그들이 최근 들어 투표도 열심히 하고 복지와 분배 이슈를 지지하는 투표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현실 안주에 빠져있던 정치권과 정당체제 전반에 엄청난 충격효과를 불러왔고,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커다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오늘의 젊은 세대들은 왜 다시 적극적 시민으로 등장하게 되었나? 일시적인 현상인가 아닌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면 이들 젊은 세대가 보여주고 있는 불만과 요구의 정치적 표출은 한국의 정당체제에 어떤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든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더보기
[옴부즈만] 151명의 얼굴, 타성을 깬 1면/남재일 경북대 교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1272131435&code=990340 24일자 1면에 151개의 명함판 사진이 실렸다. 한·미 FTA 비준안을 찬성한 국회의원들의 얼굴이다. 기사는 한 줄도 없다. 평소 같으면 그날의 주요 소식을 알리는 활자로 가득해야 할 지면에 느닷없이 사진을 들이민 것이다. 왜 그랬을까? 이 사진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전날 7개면에 걸친 경향의 한·미 FTA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국민의 경제주권을 날치기로 넘긴 사람들이니 기억하고 선거에서 참조하자”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정치행위의 책임을 공적 주체인 정당이 아니고 인격체인 의원 개개인으로 돌리는 이런 새로운 시도가 저널리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