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블로그의 단점!
누가 썼는지 밝혀야 한다는 점.... 오늘은 '누런돼지 관리자' 임아영입니다.
마트에 갔을 때 일입니다.
기특님이 일을 보셨습니다. 헉.... 집에서 이미 기저귀 갈고 나왔잖아....ㅠㅠ
아기 똥은 빨리 갈아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엉덩이가 빨개지는 발진이!
누런돼지가 기저귀를 갈아주러 가고 전 푸드코트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되돌아온 남편. 조심스레 말합니다.
"여자화장실에만 기저귀교환대가 있대..."
순간 올라오는 혈압.
그렇지만 애 기저귀는 갈아줘야겠고 얼른 화장실로 달려갔죠.
그리고 분노의 기저귀 갈기!!
언제부턴가 쓴다는 게 늦어졌네요.
"도대체 왜! 여자화장실에만 기저귀교환대가 있는 걸까요?!"
(기저귀교환대. 이렇게 생겼죠. 출처:뉴시스)
보통 아이 키우는데 주양육자는 엄마가 되죠.
아기 낳기 전엔 이게 참 이해가 안 됐었는데요.
아기는 함께 낳았는데 왜 엄마가 더 많이 양육을 해야 하는가...
막상 낳아보니 어느 부분은 정말 아빠가 해줄 수 없는 게 있더라고요.
모유 먹이기(훌쩍), 엄마한테만 오겠다는 아기 재우기(왜 나한테만...) 등등.
아무래도 열 달 엄마 뱃속에 함께 지냈던 아기들은 엄마와 남다른 관계를 맺게 되죠.
그래도 기저귀는 아빠가 얼마든지 갈아줄 수 있습니다!
요즘 아빠들은 양육에 적극적이죠.
누런돼지도 기저귀 척척 잘 갑니다.
그런데 왜! 기저귀교환대는 여자화장실에......
또 분노의 검색질을 했더니
여자화장실에만 있는 건 아니군요.
2010년 남자화장실에도 영유아용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시행됐습니다.
철도역, 지하철역, 공항시설 등에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게 한 것인데요.
하지만 건물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할 때만 법이 적용되겠죠.
그나마 일정 규모 이상의 사람이 찾는 곳에만 한정되네요.
그러니 여전히 기저귀 교환대가 있는 남자화장실은 드뭅니다.
(양평군보건소에 만들어진 남자화장실 기저귀교환대! 출처:경인일보)
수유실도 마찬가지예요.
남자 출입금지!죠.
수유하는 곳은 당연히 남자가 들어오지 말아야 하지만
수유실은 보통 기저귀교환대, 아기 침대, 전자레인지(이유식 데울 때 매우 유용합니다) 등이 있거든요.
다 아빠들도 써야 할 용품들인데요.
수유실도 '여자 전용'이 되다 보니 외출하면 기특이 기저귀는 다 제 차지가 됩니다. ㅠㅠ
수유실도 수유방과 기저귀교환대를 분리해놓으면 아빠들이 들어오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텐데요.
만약 아빠 혼자 아기를 데리고 외출했다면? 답이 없겠죠.
정책, 참 와 닿지 않아요.
이뿐이 아닙니다.
전 임신하고 제일 이해가 안 됐던 것 중 하나가 '임산부 배려 뱃지'
보건소에 가서 검사하고 나면 주는데요.
쑥스러워하지 않고 잘 달고 다니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전... 한 번도 안 달아봤습니다.
뱃지를 달고 다니는 것도 쑥스럽고 그래서요.
그보다 지하철이나 버스 탈 때 양보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전 임신했을 때 양보받은 적도 많지만 못 받은 적도 많았어요.
(요즘은 다 스마트폰에 빠져서 제 배를 못 보신 경우도 있었고 아예 눈을 감아버리는 분들도 ㅠㅠ)
그래서 그냥 임산부배려석이나 노약자석에 앉았습니다.
그나마 버스에서는 임산부배려석을 비워두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요ㅠㅠ
(그래서 아기 낳은 이후로 전 절대로 임산부배려석에는 앉지 않습니다)
초기 임산부(20주 이전)들은 티가 안 나니까 이런 뱃지도 유용할 수도 있을텐데요.
그래도 비용 대비 효과가 큰지는 좀 의문스럽습니다.
예산은 도대체 얼마나 들어갔는지...
그리고 엊그제 또 뒷목 잡은 아빠 휴가 무산 소식.
[단독]출산 3개월 내 ‘아빠 1개월 유급휴가’도 헛공약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1250600015&code=940702
ㆍ노동부 “‘아빠의 달’ 예산 없다”
ㆍ관련 법 개정 등 약속도 안 지켜
ㆍ재계 반대에 ‘권고 사항’될 듯
자녀 출산 후 3개월 내에 남성에게 30일간 유급휴가를 주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아빠의 달’ 공약이 신기루가 돼가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24일 “내년에는 ‘아빠의 달’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으며 법 개정 외에 가이드라인 형태로 도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노동연구원이 하고 있는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틀을 짜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연구원 관계자는 “원칙론적인 차원에서 육아휴직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며 ‘아빠의 달’ 도입 방안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3월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상반기 중 ‘아빠의 달’ 도입 방안을 논의해 하반기에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던 약속은 물거품이 된 것이다.
출발부터 부실했다. 지난해 박 대통령은 고용보험기금으로 ‘아빠의 달’ 휴직 중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겠다고 공약했으나 현실성이 극히 떨어진다. 실업급여 적립금이 2007년 5조4328억원에서 지난해 1조7222억원으로 줄어들 정도로 기금 고갈이 우려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추산한 ‘아빠의 달’ 재정 소요는 5년간 1조9813억원에 이른다. 고용보험기금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노동부는 이 때문에 예산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표류하게 됐다. 아예 제도 자체를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노동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남성의 육아휴직을 한 달이나 의무화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면서 “의무화하지 않고 기업이 자율적으로 도입하면 정부가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가 ‘아빠의 달’ 도입을 완강히 반대하는 상태에서 권고 수준으로 전락할 경우 사실상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기업 자율에 맡긴다면 한 달씩 남성의 출산휴가를 줄 곳은 극히 드물 것”이라며 “정부가 휴직 중 급여의 전액을 지급할지 여부도 불투명해져서 공약대로 이행되기는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이럴 거면 공약을 하지 말아야죠.
아기 낳고 신생아를 돌보던 기억을 떠올리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아... 시도때도 없이 울고 모유는 안 나오고 또 먹을 게 없다고 울고 ㅠㅠ
또 전 응급수술을 해야 했어서
링거를 주렁주렁 매달았다가 수술 통증을 참으며 지내야 했어요.
그리고 출산 직후 일주일은 호르몬 영향으로 산후우울증이 극심한 때죠.
수술을 했건 자연분만을 했건 이때가 정말 힘든 때입니다.
남편이 휴가냈던 3일은 남편이 옆에 있고 자주 토닥여주고 우는 아기도 안아주고 했지만
남편이 회사로 돌아간 뒤엔 온통 제 차지.
아기는 엄마 혼자 키우는 게 아닙니다.
기저귀교환대 등 작은 것에서부터
엄마아빠, 그리고 사회가 함께 아기를 키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그리고 실질적인 제도로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중요할텐데요.
먼 길이겠죠.
어제 친구와 통화하다가
어린이집도 믿을 수 없고 등등의 푸념(?)을 서로 나눈 후
친구가 말하더군요.
"애도 직접 자기 손으로 안 키워봤을 아저씨 국회의원들, 장관들이 정책을 만드니 이런 건가"
하더라고요.
공감이 됩니다. 물론 감수성 문제겠죠. 단순히 아이를 키워봤다 아니다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지난 5월 경향신문 여성 일자리 기획에서 나왔던 최재천 교수 인터뷰.
“자식 기르기는 동물로 태어나서 가장 보람되고 기막힌 경험이므로 아빠가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같이하는 일이어야 한다. 그래야 남성도 행복해질 것”
“대한민국 아빠들은 일의 노예이다. 세상에 이처럼 불쌍한 동물은 없다”
“젊을 때는 자식 키우는 재미도 느끼지 못하고, 나이 들어서는 고맙다는 말도 못 듣고 쓸쓸하게 늙어간다”
마지막 말은 무섭네요.
누런돼지가 쓸쓸하게 늙어가지 않도록 도와줘야겠어요. ㅍㅎㅎㅎ
[왜 지금 ‘여성 일자리’인가] “자녀 양육은 동물로서 가장 보람된 경험… 일의 노예 된 한국 아빠들은 불쌍한 동물”
ㆍ최재천 교수 “양성협력 시대”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59·행동생태학·사진)는 “진정한 의미의 ‘여성시대’는 남녀 모두 성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 양성평등, 양성협력 시대”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학계에서 대표적인 여성친화적인 생물학자이다. 미토콘드리아 DNA 등을 근거로 “생물학적인 족보는 여성의 혈통만 기록한다”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해 호주제 폐지(2005년 3월)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런 최 교수를 최근 만나 일과 가정에 대한 남녀 역할 문제를 들어봤다. 그는 10여년 전 삼성전자 임원 워크숍에서 특강했던 얘기부터 꺼냈다. 최 교수는 “당시 강의실에 100여명의 신임 임원이 있었는데 여성은 딱 2명이었다. 이렇게 가면 삼성은 망한다고 얘기했다”며 “여성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조직이나 국가가 21세기에 살아남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최소 임계질량(미니멈 크리티컬 매스: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최소한의 양)’ 개념을 들어 여성인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어난 뒤에야 본격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최초의 여성 임원이나 학장이 나왔다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심 세력권에 여성들이 일정수 이상 들어가 의사결정권을 갖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류 역사와 자연계를 예로 들며 이제 남성들도 사회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 사회는 사실 암컷 위주로 돼 있다. 인간은 농경을 하면서 남성이 경제권을 손에 넣고 여성을 지배하는 구도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성이 사회를 한쪽으로 끌고 왔지만 이는 25만년의 인류 역사에서 최근 1만년 정도에 불과하다. 결코 자연스러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남성 쪽으로 기운 추가 이제 움직이며 여성시대는 시동이 걸렸다. 추는 절대로 가운데서 딱 멈출 리는 없고 여자 쪽으로 기운 뒤에나 평형을 찾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사람을 닮은 침팬지 사회도 수컷이 힘은 세지만 가장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늘 암컷이다. 새끼를 갖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언제부턴가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게 삶의 최대 목표가 아닌 것처럼 돼버렸는데 인간도 생물이며 가장 중요한 건 번식이라는 사실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동물에게 수컷은 오히려 왔다가 사라지는 존재이다. 수컷의 95%는 암컷 근처에도 못 가고 쭉정이로 살다가 갈 뿐”이라며 “일부일처제가 법으로 보장되는 인간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냐”고 했다.
최 교수는 다만 젖을 먹이는 포유류의 속성상 양육이 1차적으로 어미의 몫이 돼버린 본질적 한계는 직시했다. 최 교수는 “현대사회에서도 남성들이 먹이를 전달하기 위해 양육 자체에는 손을 떼고 있는 셈인데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자식 기르기는 동물로 태어나서 가장 보람되고 기막힌 경험이므로 아빠가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같이하는 일이어야 한다. 그래야 남성도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아빠들은 일의 노예이다. 세상에 이처럼 불쌍한 동물은 없다”며 “젊을 때는 자식 키우는 재미도 느끼지 못하고, 나이 들어서는 고맙다는 말도 못 듣고 쓸쓸하게 늙어간다”고 했다.
최 교수는 “여성시대가 온다고 남자들이 큰 걸 뺏긴다고 생각할 게 아니다. 어떻게 하면 남성이 일 부담을 덜고 평등하게 잘 만들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중략)
남성의 육아에 참여는 어떻게 보나
현대사회에서 남성들이 전부 브레드 위너(가장)를 하느라고 자식 양육에 손을 떼버린 거다. 해결책은 지극히 생물학자다운 얘기지만 아빠들이 자식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자식 기르는 건 주로 엄마가 하는 일이고 아빠가 가끔 도와줄 게 아니라 같이 하는 일이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남성에게도 행복한 날이 올 것이다.
대한민국 아빠들처럼 세상에 불쌍한 동물이 어디 있나. 일의 노예다. 일이 잘 되는 사람이야 즐기고 그러겠지만 대부분 직장인들은 힘든다. 아이가 깨기도 전에 출근해 밤늦게 야근이다 뭐다 술 한잔 해야 하고 그러다 들어오면 애는 벌써 자고 있다. 그렇게 키워놓았지만 나중에 자식하고 대화가 안 된다. 명절날 모습은 어머니가 있는 부엌 옆에 가서 다 있고 아버지는 저쪽에서 씨름이나 보고 있다. 대한민국 아빠들은 너무 외롭다.
이 세상에 동물로 태어나서 할 수 있는 가장 기가막힌 경험이 자식 기르는 거다. 제가 너무 여성인권에 대해서 떠들고 다닐 때 여성들 중에 저한테 끊임없이 해준 얘기가 “자식 기르는 재미만큼은 뺏어가지 말아주세요”라고 했다. 저는 그 마음 이해한다. 정말 제 아들 키우던 건 가장 버리기 힘든 일이다. 동물로 태어나서 가장 큰 보람이라는 게 내 새끼 낳아서 기르는 것이다. 도대체 우리나라 남성들은 무엇 때문에 사는가. 결국 키운 재미는 아내만 보고, 나중에 고맙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지 못하는 게 남성이다. 그러고는 말년에 쓸쓸하게 가고 아내한테 버림받고 밥 달라는 얘기도 못하고. 꼭 그렇게 살아야 할 이유가 뭐가 있나.
물론 지금은 남자가 아이 보기 힘들다. 저는 집에서 아이를 자주 봤는데 당장 옆집 아주머니가 하는 말이 “바깥 양반이 직장이 없으세요?”라며 이상하게 봤다. 사회가 변해서 정말 ‘여성시대’가 오면 1주일에 3일은 남자도 집에 있을 수 있겠지. 집에 있으면 아내가 일하러 나가고 아이들 학교 보내놓고 우리도 까페에서 만나 수다떨 수 있다.
진짜 ‘여성시대’는 무엇인가
완벽한 여성시대는 남편이 3일, 아내가 3일 일하고 주말은 가족 모두가 즐기는 거다. 남자와 여자가 반반씩 나눠서 하는 게 시대다. 남녀가 다 ‘성’이라는 게 사회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 것이다. 사실은 여성시대가 아니라 양성평등, 양성협력 시대다. 그러면 남자도 훨씬 더 행복해질 것이다. 남자들이 뭔가 큰 거를 뺏긴다고 생각할 게 아니다. 우리 남성에게도 얼마나 유리하고 평등하게 잘 되느냐고 지혜를 모을 일이지 반대할 일이 아니다.
워낙 우리나라 여성 능력이 탁월해서 다른 나라보다 상당히 유리하다. 여성들이 남성만큼 교육받은 나라가 흔치 않다. 미국도 우리만큼 안 된다. 국제 경쟁력 차원에서 우리가 반드시 나아질 것이다. 다른 나라도 남녀가 일하고 우리도 남녀가 일하면 우리가 유리하다. 남자가 혼자 벌어서 사는 것보다 남녀가 반씩 일하는 경제수준이 반드시 올라간다. 그러는 동안에 남자들도 삶의 여유를 좀 가질 수 있다. 왜 대한민국 남성은 이런 게 허용이 안 되는 불공평한 세상에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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