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돼지 관리자는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 문화부로 발령받았습니다.
이제 학술 담당 기자가 되었네요. (출판 담당 2진이기도 합니다.)
복직 이틀째 기자회견을 다녀왔습니다.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의 아리아나 허핑턴 회장 겸 편집인의 <제3의 성공> 출간 기자회견이었는데요.
그녀의 14번째 책입니다. 한국에는 <담대하라 나는 자유다>만이 번역돼 있는데요.
이번 <제3의 성공>은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간됐습니다.
미국 외에서 먼저 출간된 것은 그녀의 책 중 처음이라네요.
그녀는 이번 책에서 '성공'을 다시 정의하자고 얘기합니다.
바쁜 삶에 쫓기는 현대인들이 귀기울여 들을 얘기가 많았습니다.
아리아나 허핑턴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 회장 겸 편집인 (김영사 제공)
*아리아나 허핑턴은 누구?
그녀는 1950년 그리스 아테네 언론인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16세 때 영국으로 이주했고 캠브리지에서 수학했습니다. 경제학 석사이구요. 미국으로 건너가 처녀작 <여성>이라는 논픽션으로 성공했고 이후 작가, 언론인으로 활동했습니다. 52세였던 2005년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허핑턴포스트>를 창간했고 당시 직원 3명으로 시작한 <허핑턴포스트>는 6년만에 150배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2011년 아메리카온라인(AOL)에 3억1500만달러에 매각됐습니다.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11개국에서 <허핑턴포스트>가 런칭됐습니다. 2013년 <포브스>는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명으로 그녀를 선정했습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입니다.
영어책보다 먼저 나온 것은 <제3의 성공>이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3월 25일 출간된다. 한국에서 먼저 출간된 게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국이 성공이 무엇인가를 재정의하고 지속가능하며 보람있는 삶을 찾는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이 심한 스트레스, 과로, 자살 등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안다. 경제가 너무 빨리 성장하다보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다. 세계가 모두 비슷하지만 한국에는 특별히 고대로 내려온 지혜, 정신 자원이 풍부하고 그래서 특별하다 믿는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정신이 번쩍 든 사건이 있어서다. 2007년 4월 과로로 기절했다. 넘어지면서 눈 주위가 찢어졌고 턱뼈가 골절됐다. 타임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었지만 고갈되고 건강이 훼손된다면 이게 성공일까 의문이 들었다.
성공에 재정의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성공 하면 돈과 권력 2가지만 생각한다. 2가지의 기준을 넘어서는 무엇이 있을까, 삶을 이렇게 좁게 정의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3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책에는 성공에 대한 제3의 잣대, 4가지 기준이 나온다. 첫번째 웰빙이다. 건강을 돌봐야 한다. 스트레스로 심장병, 당뇨, 치매까지 걸린다. 직장인들은 수면 부족을 겪고 완전히 소진되는 것이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특별한 역할을 해야 한다. 제3의 페미니즘 물결이 닥쳐오고 있다고 믿는다. 여성들이 지금 이 세상에 있는 고위직 50%를 차지하는 것을 넘어서 세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 삶에 너무 희생을 치르는 구조를 개혁하는데 여성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
두번째는 지혜다. 아이큐 높고 똑똑한 정치.사회 리더들이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을 본다. 똑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지혜는 우리모두의 삶에 필요하다. 한국인들은 운이 좋다. 훌륭한 오래된 정신 문화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면의 지혜를 내는데 유리하다. 현대인들은 기술에 중독돼 있다. 우리 내면 안의 자신과는 연결이 안 되어 있다. 창조성, 새로운 아이디어를 SNS 문자 전화로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창조성은 우리 내면을 깊숙이 보는데서 닦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에게는 명상 등 훌륭한 전통이 있다. 꼭 명상 수행을 하지 않더라도 내면을 들여다보고 성찰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본능적으로 안다. 서양인은 이런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 자체를 힘들어한다.
세번째는 경이다. 삶에 대한 경이로움이다. 삶이 얼마나 즐겁고 내 주변이 아름다운지 무시하고 지나간다. 너무 바쁘고 기술에 천착하다 보니 삶 자체를 살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못하면 어떡하지, 못 보면 어떡하지'라며 불안해하는 사람들은 불안해하느라고 못 보고 지나치는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관계는 나 스스로와의 관계다. 내 삶이 얼마나 풍요로울 수 있는가. 현재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구식의 성공의 기준에 천착해 놓치고 있다. 한국에 오고 이틀 동안 휴 센터(불교식 명상센터)에 갔었다.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가끔 모든 것을 떠나보내고 인생의 산만하고 부산스러운 것을 내보낸다. 내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지 얼마나 좋은지 말씀드린다. 시간을 이렇게 써도 되는지 걱정하실 필요 없다. 이 시간이 더 생산적, 더 창조적,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은 베풂이다. 베풂은 모든 종교와 철학에서 말한다. 그렇다고 대단한 일을 할 필요 없다. 내가 당장 르완다 고아원에 가야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베푸는 것이다. 내 이웃을 돕는 것. 요리, 회계, 노래 등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옆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베푸는 것이다. 베푸는 것이 얼마나 건강에 좋은지 과학적으로 증명이 돼있다. 베풂의 선순환이다. 꼭 순교, 희생, 성인이 되라는 것이 아니다.
(질의 응답)
-얼마나 자는가? 자정 전에 잠드는가?
쓰러지기 전에는 4~5시간 자다가 지금은 7~8시간 잔다. 이번 책에 제 말을 믿지 않는 사람을 믿게 하려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많이 넣었다. 마음과 뇌가 작동하려면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그래야 창조적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고 증명됐다. 누가 하루를 견뎌보자 하면서 좀비처럼 사는 걸 원하겠는가. 스미스 컬리지 졸업생들을 위해 연설을 했었는데 잠을 자면서 제일 높을 자리까지 올라가라고 얘기했다.
12시 전에 꼭 자려고 한다. 과학적으로 12시 전에 자야 충분한 휴식이 되고 몸의 재생이 이뤄진다고 한다. 그래야 생에 다시 에너지를 갖고 뛰어들 수 있다.
-대신 일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능한 거 아닌가.
성공하면 할수록 더 잠을 못 자고 소진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버드 대학에서 고위 임원들을 조사해보니 60% 이상이 완전히 고갈된 상태라고 대답했다. 학생이건 높은 사람이건 결국은 내가 할 일을 우선순위화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잠을 자고 운동해야 한다. 책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얘기를 인용했다. 그는 자기가 재임 기간 내린 최악의 결정들은 아주 피곤하고 지쳤을 때 내렸다고 고백했다.
-한국인의 정신 문화 중 특별히 매료된 것이 있는가.
현대 한국인들은 스트레스가 많다. 교육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다는 걸 안다. 나도 그리스 출신이기 때문에 잘 이해한다. 부모님들이 교육을 강조하셨고 어머니는 자녀들을 고등학교 대학교 보내기 위해 있는 재산을 다 팔았다. 일을 하면서 지쳐가는 삶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을 즐기고 사랑하면서 할 수 있을지 한국의 전통에서 배울 수 있다. 위로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여정을 즐기지 못한다면 그 위에 또 목표가 생기고 또 목표가 생긴다. 그러면 지칠 수밖에. 한국 사회는 불교과 유교가 살아있다.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어떤 분이 매일 20분씩 단전호흡을 한다는 얘기였다. 서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명상, 호흡 등을 직접 안 해도 명상, 호흡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있고 DNA에 있는 거 같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전통을 현재의 삶과 통합하는 일을 쉽게 할 거라고 본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오픈한다. 매체에서 보여줄 이념이 <제3의 성공>과 관련 있는가.
허핑턴포스트가 여러 나라에 있다. 이탈리아는 슬로우푸드 운동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다도, 식사 예절이 아름다웠다. 스티브잡스는 일본의 선불교를 칭송했다. 그 영향으로 우리가 아는 창조성을 보였다. 우리 매체도 비즈니스, 사회 정치 등을 다루지만 늘 새로운 관점을 포함시킬 수 있을까 고민할 것이다. 연구 결과 회사가 얼마나 성공하는가는 고용인들의 건강과 관련돼 있었다. 똑똑한 회사라면 고용인들의 건강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미국의 35%의 회사가 요가와 명상을 교육하고 있다.
-자기계발서 넘쳐난다. <제3의 성공>의 다른 자기계발서와 어떻게 다르다고 보는가.
아마 다른 게 있다면 '이렇게 해서 성공해라'가 아니라 '성공을 다시 정의해봐라' 아닐까. 내 가슴 속에서 무엇이 있는지 깊이 들여다보고 나에게 맞는 성공을 찾아야 한다는 것. 내 가슴이 하는 말을 귀기울이면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성공을 찾는 것. 부모가 정의하는 성공, 사회가 말하는 성공을 좇다보면 보람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제3의 성공> 이걸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이라는 핸디캡 느낀 적 있는지.
여성들은 조직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한다. 여성 내면에서 극복해야 할 장애물은 내부의 완벽주의 목소리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내면의 여러 가지 목소리를 함께 다뤄가야 한다. 과학적으로 여성이 스트레스 받았을 때 남성과 육체적으로 다르게 처리한다고 한다. 같은 스트레스 받았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심장병 걸릴 확률이 45% 더 높고 당뇨병은 70% 더 높다. 여성들이 현재 상황을 지속시키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여성들이 잘 하는 부분, 팀으로 일하는 것, 협조 잘하는 것 등을 하면서 남성과 세상을 위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쓰러진 사건을 계기로 달라졌다고 했다. 남은 삶의 목표가 무엇인가.
새로 생긴 목표는 순간순간 잃지 않고 사는 것이다. 목표에 천착하다 보면 순간의 삶을 놓치기 쉽다. 예를 들면 지금 이 탁자 위에 있는 아름다운 꽃 향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바쁘다보면 꽃이 있는지조차 못 볼 수도 있다. 뉴욕 거리를 걷다 보면 사람들이 다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받고 있다. 제 책이 이론서가 아니라 실용서가 됐으면 한다. 각 장마다 구체적인 팁을 넣었다. 끝이 아니라 인생에 통합돼서 나타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제3의 페미니즘 어떤 건가.
제1의 물결이 참정권 운동이었다면 제2의 물결은 사회적 기회의 평등을 얻는 것이었고 제3의 물결이 바로 성공의 재정의라고 생각한다. 직장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디자인하는 것. 일을 한다는 것이 가족 건강을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아래는 28일 보도된 기사입니다.
아리아나 허핑턴 “돈·권력 아닌 지혜·베풂 같은 성공의 새 기준 필요”
ㆍ한국 찾은 허핑턴포스트 미디어 그룹 회장
“성공에 대한 전통적인 정의가 우리를 죽이고 있습니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열심히’라는 성공의 철칙은 무너졌고 성공에 관한 제3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허핑턴포스트 미디어 그룹의 아리아나 허핑턴 회장(63·사진)이 27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제3의 성공>(김영사) 출간 기자회견을 열었다. 첫 번째 한국 방문이다. 그는 가장 먼저 성공의 정점에 있던 2007년 극심한 피로로 쓰러져 눈 주위가 찢어지고 턱뼈가 골절됐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 자신의 삶이 정말 성공했는지 돌아보면서 성공에 대해 다시 정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은 성공이라고 하면 돈과 권력, 두 가지만 생각하지만 이는 삶을 좁게 정의하는 것”이라며 “제3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책에서 성공에 관한 새로운 기준 4가지를 제시했다. 웰빙, 지혜, 경이, 베풂이 그것이다. 건강하고, 우리 내면을 들여다보는 지혜를 가꿔야 하며, 명상을 통해 삶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베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알고 있던 성공의 메커니즘을 과학적 연구보고서와 스트레스 및 질병에 대한 각종 통계, 기업 경영의 성과 예시 등 구체적 근거로 뒤집고 있다. 특히 수면을 강조했다. 허핑턴 회장은 “쓰러지기 전에는 4~5시간을 잤지만 지금은 7~8시간을 자고 꼭 자정 전에 잠든다”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고백했는데 재임 기간 최악의 결정들은 아주 피곤하고 지쳤을 때 내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제3의 페미니즘’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제1의 페미니즘이 참정권 확보였다면 제2의 페미니즘은 사회적 기회의 평등이었고, 제3의 페미니즘은 성공에 치우치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들은 조직에서 같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남성보다 45% 더 높고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70%나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여성들뿐 아니라 사회를 위해 내면의 여러 가지 목소리를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계발서가 넘쳐나는데 이 책이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해서 성공하라’가 아니라 ‘성공을 다시 정의해보라’는 점에서 다르다”며 “상품을 사는 것처럼 성공을 사는 게 아니라 나만의 성공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삶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순간순간을 잃지 않고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3의 성공>은 영어책보다 먼저 나온 세계 최초의 책이다. 그는 “한국에서 먼저 출간된 것에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한국은 급격한 성장으로 스트레스, 과로, 자살 문제가 심각하지만 불교와 유교 등 고대로부터 내려온 정신적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28일 한·미 합작법인 허핑턴포스트코리아를 연다. 허핑턴포스트의 11번째 외국 합작이다. 그는 “허핑턴포스트는 편집 방향이 중요하다”며 “허핑턴포스트코리아를 통해 <제3의 성공>에서 말하는 새로운 관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5년 직원 3명으로 창간한 허핑턴포스트는 방문자 수에서 전통 미디어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를 넘어섰고 850여명이 일하는 미디어 그룹으로 발전했다. 매출은 6년 만에 150배 증가했다. 그는 2011년 주간지 타임, 2013년 포브스에 의해 각각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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