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사 모음/누런돼지 관리자

촛불 든 반값 등록금… 끄려는 정부

임아영·주영재·김형규 기자 layknt@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6022205055&code=940401

ㆍ이슈 들끓는 2011 대학가, 서글픈 초상
ㆍ연예인 등 ‘선배부대’ 지지 확산


반값 등록금, 서울대 법인화, 사학비리 등 굵직한 이슈로 대학가가 들끓고 있다. 경찰의 촛불집회 엄중 대응 방침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은 반값 등록금을 위한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대에선 법인화 반대를 주장하며 학생들이 대학 본관을 점거한 채 농성 중이다. 한국외국어대와 명지대에선 사학비리로 비상학생총회가 열리는 등 대학가에선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학생 600여명은 2일 서울 광화문 KT 본사 앞 인도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닷새째 이어갔다. 이날 촛불집회는 시위대를 막기 위해 경찰이 차벽을 준비하는 등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진행됐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도로점거 등 불법 행위자에 대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송인 김제동씨, 배우 권해효·김여진씨 등이 집회 현장에 나와 대학생들을 격려하고 함께 구호를 외쳤다. 권해효씨는 “학교의 주인은 재단이 아니라 여러분”이라며 “힘을 내라”고 격려했다. 김여진씨는 “등록금을 낮춰주는 일이 성적순이어선 안된다”고 했고, 김제동씨는 “대학 등록금을 낮춰야 우리 엄마도 살고, 아빠도 살고, 가족들이 살고, 나라도 산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학생들에게 ‘이야기 들어주기, 모른 척하지 말기, 변호사비는 책임져주기, 어떤 식으로든 함께하기’ 등 4가지 약속을 했다.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 회원들을 비롯한 ‘선배’들은 시위대에 닭튀김과 피자, 음료수 등을 나눠주기도 했다.

박자은 한대련 의장(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대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교육에 대한 민간부담률을 낮추고 20대들에게 희망을 줘서 우리가 기성세대, 장년층이 됐을 때도 사회를 유지하는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마무리한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역에서 종각 방향으로 행진을 벌였다. 학생들이 차로 4개를 점거하자 경찰이 에워싸며 저지하는 등 긴장감이 조성됐으나 오후 11시10분쯤 학생들이 자진해산하면서 충돌 없이 집회는 마무리됐다.

한대련 소속 대학생들은 오는 7일 ‘대학생 촛불행동 선포식’을 열고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촛불집회를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