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아영 기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6082131145&code=940100
ㆍ40대 학부모 모임 발족 “반값 등록금 공감 투쟁 동참”
ㆍ4개 대학 동맹휴업 투표 돌입… 내일 대규모 집회 예고
반값 등록금 투쟁의 외연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1980년대 대학에 다니며 학생운동에 열심이던 ‘386세대’가 이제 학부모가 되어 등록금 투쟁 전면에 나선다. 386세대 50여명은 9일 국회 앞에서 ‘등록금을 걱정하는 학부모 모임’을 발족할 예정이다.
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정명수씨(45)는 8일 “학점 경쟁을 하는 요즘 대학생들에게는 사회참여에 대해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며 “등록금과 실업문제로 고통받는 대학생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섰다”고 말했다. 의료용 모니터를 제작·판매하는 중소기업 부사장인 정씨는 대학생과 고교생 두 아들의 아버지다.
연세대 천문기상학과 85학번인 정씨는 88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부의장을 맡아 학생운동 최전선에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등록금 문제는 단지 대학생들의 문제가 아니고 부모들의 문제이자, 앞으로 등록금을 내야 할 후대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등록금을 낮추지 않고서는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학부모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386세대가 대학에 다닐 때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그때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부메랑처럼 현 세대에게 돌아온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내년 선거에는 반값 등록금 정책이 주요 사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재씨(49)는 올해 쌍둥이 딸을 대학에 보냈다. 입학금과 등록금을 합치니 1000만원에 육박하는 돈이 들었다. 친지에게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받아 겨우 한 학기를 보냈지만 2학기가 걱정이다. 이씨는 “열심히 2학기 등록금을 모았지만 계속 이렇게 등록금을 내야 한다면 결국에는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교 2학년인 아들이 대학에 가는 2년 뒤는 더 걱정이다. 이씨는 “내가 대학에 다니던 84년에는 등록금이 60만원이었다. 매년 10%가 올랐다고 해도 현재 250만~300만원 정도여야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비싸질 수 있나 싶다”고 말했다. ‘학부모 모임’에 참여하게 된 것도 이런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물가가 오르고 임금은 오르지 않으면서 부모들 형편이 계속 나빠지는데 등록금만 높아지고 있다”며 “이익집단화된 대학에 대항해 부모들도 힘을 모아 반값 등록금을 이뤄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목사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최헌국씨(50)는 낮에는 무보수로 목회활동을 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 4학년 맏딸의 등록금을 마련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7차례 등록금을 냈는데 이 중 4차례는 학자금 대출을 받고 2차례는 친구에게 빌렸다. 최씨는 “딸아이가 자신의 명의로 학자금 대출을 받는 데 부담스러워하더라”며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해서 학생들은 마음껏 공부하고 부모들은 가정을 따뜻하게 돌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86세대 학부모들은 9일 모임을 정식 발족한 뒤 지역별 학부모 모임을 만들고 대학생 촛불집회에 간식을 사서 지지방문을 하는 등 활동을 할 계획이다. 6·10 항쟁 24주년으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10일 ‘국민촛불대회’에는 “미안하다, 사랑한다”라고 적힌 ‘사랑의 사과 스티커’를 만들어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 가슴에 붙여줄 예정이다.
정명수씨는 “386세대는 인터넷 사용에 꽤 익숙하고, 페이스북은 20~30대보다 40대 이용자가 더 많을 정도”라며 “온라인을 통해 40대 학부모들의 여론을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대·서강대·숙명여대·이화여대 등 4개 대학은 8일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동맹휴업에 돌입할지를 묻는 총투표를 시작했다. 휴업안이 가결되면 이들 대학 학생들은 10일 동맹휴업을 하고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청계광장에서 한대련 대학생과 시민 등 500여명(경찰 추산 400여명)이 모여 “6월10일 거리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하자, 촛불아 모여라 이명박 정부 심판하자”라고 주장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집안 형편이 좋은 학생은 등록금 걱정 안 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등록금을 벌어서 다니고 빚을 져야 하는 ‘반쪽 사다리’를 탄다”며 “엘리베이터와 반쪽 사다리가 공정하지 못한 사회, 청년들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김제동씨가 제공한 햄버거 70여개를 전·의경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전·의경들은 햄버거를 받지 않았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6082131145&code=940100
ㆍ40대 학부모 모임 발족 “반값 등록금 공감 투쟁 동참”
ㆍ4개 대학 동맹휴업 투표 돌입… 내일 대규모 집회 예고
반값 등록금 투쟁의 외연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1980년대 대학에 다니며 학생운동에 열심이던 ‘386세대’가 이제 학부모가 되어 등록금 투쟁 전면에 나선다. 386세대 50여명은 9일 국회 앞에서 ‘등록금을 걱정하는 학부모 모임’을 발족할 예정이다.
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정명수씨(45)는 8일 “학점 경쟁을 하는 요즘 대학생들에게는 사회참여에 대해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며 “등록금과 실업문제로 고통받는 대학생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섰다”고 말했다. 의료용 모니터를 제작·판매하는 중소기업 부사장인 정씨는 대학생과 고교생 두 아들의 아버지다.
연세대 천문기상학과 85학번인 정씨는 88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부의장을 맡아 학생운동 최전선에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등록금 문제는 단지 대학생들의 문제가 아니고 부모들의 문제이자, 앞으로 등록금을 내야 할 후대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등록금을 낮추지 않고서는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학부모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386세대가 대학에 다닐 때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그때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부메랑처럼 현 세대에게 돌아온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내년 선거에는 반값 등록금 정책이 주요 사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숙명여대 학생들이 8일 교내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6·10 동맹휴업’ 여부를 묻는 총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승재씨(49)는 올해 쌍둥이 딸을 대학에 보냈다. 입학금과 등록금을 합치니 1000만원에 육박하는 돈이 들었다. 친지에게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받아 겨우 한 학기를 보냈지만 2학기가 걱정이다. 이씨는 “열심히 2학기 등록금을 모았지만 계속 이렇게 등록금을 내야 한다면 결국에는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교 2학년인 아들이 대학에 가는 2년 뒤는 더 걱정이다. 이씨는 “내가 대학에 다니던 84년에는 등록금이 60만원이었다. 매년 10%가 올랐다고 해도 현재 250만~300만원 정도여야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비싸질 수 있나 싶다”고 말했다. ‘학부모 모임’에 참여하게 된 것도 이런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물가가 오르고 임금은 오르지 않으면서 부모들 형편이 계속 나빠지는데 등록금만 높아지고 있다”며 “이익집단화된 대학에 대항해 부모들도 힘을 모아 반값 등록금을 이뤄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목사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최헌국씨(50)는 낮에는 무보수로 목회활동을 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 4학년 맏딸의 등록금을 마련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7차례 등록금을 냈는데 이 중 4차례는 학자금 대출을 받고 2차례는 친구에게 빌렸다. 최씨는 “딸아이가 자신의 명의로 학자금 대출을 받는 데 부담스러워하더라”며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해서 학생들은 마음껏 공부하고 부모들은 가정을 따뜻하게 돌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86세대 학부모들은 9일 모임을 정식 발족한 뒤 지역별 학부모 모임을 만들고 대학생 촛불집회에 간식을 사서 지지방문을 하는 등 활동을 할 계획이다. 6·10 항쟁 24주년으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10일 ‘국민촛불대회’에는 “미안하다, 사랑한다”라고 적힌 ‘사랑의 사과 스티커’를 만들어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 가슴에 붙여줄 예정이다.
정명수씨는 “386세대는 인터넷 사용에 꽤 익숙하고, 페이스북은 20~30대보다 40대 이용자가 더 많을 정도”라며 “온라인을 통해 40대 학부모들의 여론을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대·서강대·숙명여대·이화여대 등 4개 대학은 8일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동맹휴업에 돌입할지를 묻는 총투표를 시작했다. 휴업안이 가결되면 이들 대학 학생들은 10일 동맹휴업을 하고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청계광장에서 한대련 대학생과 시민 등 500여명(경찰 추산 400여명)이 모여 “6월10일 거리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하자, 촛불아 모여라 이명박 정부 심판하자”라고 주장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집안 형편이 좋은 학생은 등록금 걱정 안 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등록금을 벌어서 다니고 빚을 져야 하는 ‘반쪽 사다리’를 탄다”며 “엘리베이터와 반쪽 사다리가 공정하지 못한 사회, 청년들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김제동씨가 제공한 햄버거 70여개를 전·의경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전·의경들은 햄버거를 받지 않았다.
386세대1990년대에 등장한 말이다. 당시 ‘30대로, 8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60년대에 태어난’ 이들을 지칭했다. 현재 이들 대부분은 40대가 됐지만 아직도 386세대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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