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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모음/누런돼지 관리자

부천시약사회, 시청에 ‘시민 위한 야간약국’ 추진하는 이유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9162133345&code=100203
/2011년 9월 16일 기사



“심야 응급의료의 공백을 막는 근본적 방법은 슈퍼에서 약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약 권하는 사회’를 만들기보다 정부와 약사들이 머리를 맞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부천시약사회는 지난해 7월부터 심야 응급약국 2곳을 열어왔다. 올해 5월까지는 대한약사회에서
지원을 해줬지만 지금은 지원이 중단돼 한 곳에서만 야간약국을 열고 있다. 약사 혼자 약국을 운영하다보니 홍보가 부족해 주민들은 잘 알지 못하는 데다 약국 수익도 악화됐다. 두 번이나 강도가 들기도 했다.

부천시약사회의 김우산 정책위원장(왼쪽)과 김보원 총무가 “시청에 야간약국을 운영해 심야 응급의료 공백을 메우는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김창길 기자


부천시 약사들이 그래도 야간약국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이것이 야간 의료공백 상황을 막는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야간약국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던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희망제작소에서 여는 ‘2011 부천시민창안대회’
광고를 접하고 ‘시와 함께 야간약국을 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지자체가 장소를 내주고 치안에 신경을 써준다면 약사들이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야간약국을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부천시약사회 소속 약사 308명은 시민창안대회에 아이디어를 제출하기로 했다. 제목은 ‘부천시민을 위한 야간약국’. 부천시가 시청에 공간을 내주면 308명이 51개 조로 나뉘어 매일 밤 11시부터 새벽 6시까지 ‘재능기부’ 방식으로 약국을 운영하는 방안이다. 수익금은 전부 부천희망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수익 때문에 야간약국을 운영한다는 오해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 전화 1339를 통해서 의약품 상담도 하기로 했다.

부천시약사회의 김보원 총무(44)는 “일반의약품을 슈퍼에서 판매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시민들이 약사들을 잘 믿지 않더라. 공공의료로 의료 공백을 채워야 한다는 걸 우리가 먼저 보여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아이디어는 지난달 말 열린 시민창안대회 본선에서 최종 5개 아이디어에 채택됐다. 채택되면 시범적으로 두 달간 사업을 할 수 있다. 이들의 목표는 “주민들의 공감을 얻어 야간약국이 자리를 잡고 내년도 부천시의 정책으로 채택되는 것”이다. 김우산 정책위원장(37)은 “주민들의 심야시간대 불편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시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