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6302147355&code=940301
서울광장을 전경버스로 둘러싸 시민 통행을 막은 경찰의 조치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시민사회는 “상식적이고 당연한 판단”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그동안 경찰이 집회·시위에 지나치게 통제나 봉쇄 위주로 접근해온 것은 우리 헌법정신에 반하는 조치였다”면서 “이번 결정을 계기로 경찰도 지금과 같은 과잉봉쇄 위주의 집회 관리방식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도 “집회·결사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기본권이며, 이를 공권력이 사전에 침해할 수 없다는 헌법정신을 헌재가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호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변인은 헌재 결정을 ‘당연한 판단’으로 평가하면서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현 정부 들어 경찰이 마치 허가사항인 양 억압해온 행태를 바로잡을 중요한 계기”라고 말했다.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찰이 차벽으로 광장을 막은 것은 시민의 민주적 의식수준을 과소평가한 조치”라며 “헌재 결정이 통제와 규제 지향적인 경찰의 구시대적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경찰은 폭력시위 변질을 우려하지만, 적법하게 시위할 공간을 마련해주지 않아 변질하지 않을 시위까지 폭력시위가 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헌재 결정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당연한 일”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전희경 정책실장은 “과거 열린 시위가 불법시위로 변질한 사례 등이 경찰로 하여금 이 같은 방식을 택하게 한 측면이 있다”며 “집시법에도 주최자의 질서유지 의무 등이 있는 만큼 시위문화도 성숙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당혹스러워했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헌재 결정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해봐야 제대로 된 언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차벽을 아예 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경찰서의 한 간부는 “차벽을 치지 못하면 (전·의경들이) 물리적으로 막으라는 얘긴데, 이렇게 되면 시민·경찰 모두 더 많이 다치게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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