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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 같은 여행

베트남·캄보디아 여행기 #1. 하롱베이

'누런돼지' '누런돼지 관리자' 부부는 지난 2월 6일부터 4박 6일간
베트남 하롱베이와 하노이, 캄보디아 앙코르왓과 씨엠립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의 추운 겨울, 저는 너무나도 서울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추워서요. ㅎㅎ
마침 저희가 베트남/캄보디아에 있었을 때는 서울이 심각한 '한파'였더군요.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ㅋ

여행은 늘 '일상을 떠나는 일'이라 설레는 만큼
새로운 곳의 낯섬과 그에 대한 적응 사이에서 '고생'도 생기기 마련이죠.
저희 부부도 갑자기 맞댄 캄보디아의 더위에 몸이 한 번 놀라고
석회질 물에 한 번 더 놀라 다녀와서 '장염' 등으로 고생 좀 했습니다.

ㅎㅎ 그래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다시 떠나고 싶은 게 인간의 뻔한 마음이라
또 여행가고 싶네요. 여름휴가 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제대로 기록하지 못해
이번에는 사진을 중심으로 기록해보기로 했습니다.



첫째날은 인천공항에서 씨엠립공항(캄보디아), 씨엠립공항에서 다시 하노이공항(베트남),
또 하노이공항에서 하롱베이까지 버스를 타고 4시간여를 달리느라 다 써버렸습니다...


그래도 씨엠립 공항에서 하늘이 너무 예뻐서 찍은 사진입니다.  

둘째날부터 본격적 여행이 시작됐죠.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17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하롱베이의
‘하롱(下龍)’은 ‘용이 내려온 자리’라는 뜻이더군요.
전설로는 한 무리의 용들이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했고,
침략자들과 싸우기 위해 내뱉은 보석들은 섬이 되었다고 합니다.

19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3000여개의 그림같은 섬들이 있었고
바다 위의 기암괴석도 신기했습니다.


아름답죠?
배를 타고 기암괴석을 계속 바라봤습니다.

하롱베이는 '3無'라고 합니다.
갈매기, 바다 냄새, 멀미가 없다더라고요.

파도가 없으니 포말(물거품)이 없고 포말이 없으니 비린내가 나지 않고
냄새가 나질 않으니 갈매기가 오지 않는답니다. 

정말 오랫동안 배를 탔는데도 멀미를 하지 않아 신기했습니다.



기암괴석 사이에 배가 떠다니고 있는데
도올 김용옥 선생은 '여객선들이 다투어 가는 모습이 꼭 한산도 앞바다로 몰려드는 왜군의 배들 같다.
물론 내가 탄 배는 거북선처럼 의젓했다'고 적었더군요. (<앙코르와트·월남 가다> /도올 김용옥>

누런돼지도 명량해전 당시에 울돌목이라는 좁은 물길로 들어오는 왜구의 배들 같다고 하더라고요.
"신에게는 아직 열두척의 배가 남아있다"라고 하는 이순신 장군의 말이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저는 누런돼지의 말에 속으로 웃었습니다 ㅎㅎ)


가다보니 섬 밑의 작은 구멍을 통해 그 안으로 통통배를 타고 들어가는 체험도 있었습니다.
누런돼지는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돼지>에 나오는 장면이 연상됐다고 합니다.
붉은돼지의 기지가 섬에 난 구멍을 통해 들어가야 하거든요.
참고로 아래 그 장면을 추가했습니다.
비교해 보세요. 

누런돼지는
섬 안에는 이런 아늑한 모래사장은 없었지만
섬 구멍을 통해 어떤 장소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마치 붉은돼지가 된 마냥 신났다고 합니다.
ㅎㅎ
(누런돼지는 정말 '붉은돼지'를 좋아합니다. ㅎㅎ)
*참고 '누런돼지'를 관리하게 된 사연  http://ilovepig.khan.kr/2


중간에 내려서 과일들도 구경했고요. 탐스럽죠?



수상 가옥의 모습입니다.
빨강 바탕에 노랑색 별 모양의 베트남 국기가 보이죠?
1976년 7월에 통일국가의 국기로 정해졌다고 합니다.
베트남 독립운동 당시에는 빨강은 '혁명의 피와 조국의 정신',
노랑색 별 다섯개의 모서리는 '노동자, 농민, 지식인, 청년, 군인의 단결'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통일 이후에는 별은 베트남 공산당의 리더쉽을, 붉은색은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나타내는 것으로
국기의 뜻이 바뀌었다고 하네요.
당시 가이드에게 들은 말로는 별이 호치민을 상징한다고도 하는데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계속 펼쳐지는 섬들과 기암괴석.
계속 이어지는 풍경에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배에 있던 작은 계단에 앉아서 이 풍경들을 바라보는데 '신선놀음'하는 것 같아서
저희 부부는 발을 올려두고 "지금 이대로"를 되뇌었습니다.


티톱 전망대도 올라갔습니다.


티톱이라는 사람은 소련의 우주비행사 출신 군인이라고 합니다. 
인도차이나 전쟁 때 군사 고문으로 베트남에 왔었다고 합니다.
호치민이 소련에 공부하러 갔을 때 친한 친구이기도 했는데
군사 고문으로 왔을 당시 하롱베이를 보고 정말 아름다웠다고 느꼈는지 이 섬을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호치민은 섬을 줄 수는 없고 이름을 붙여주겠다고 해서 '티톱 전망대'가 됐다고 하네요.

전망대 끝까지 올라가서 찍은 하롱베이 전경입니다.
원래 하롱베이는 안개가 끼는 등 날씨가 안 좋은 날이 많다고 하는데
다행히도 저희가 간 날에는 날씨가 좋아서 저렇게 좋은 풍광을 많이 찍어올 수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구경해 보세요.
 

  




그리고 석회동굴입니다. 엄청난 크기더군요.
전쟁할 때 군수 물자도 저장하던 곳이라고 했는데 실제 보니 그 정도로 매우 컸습니다.



귀신처럼 나와서 신이 났습니다 ㅎㅎ


배에 내려서 저녁을 먹고 나니 밤이 됐습니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려는데 일행이었던 5살짜리 남자 꼬마아이가 베트남 여자 꼬마아이를 만나더니
금방 뛰면서 친해지더라고요.


아이들은 정말 국적도, 민족도 상관없이 어울려 놀더군요.
어른인 저는 신기하다고 생각하면서 '새삼 나는 나이가 들었구나' 했습니다. ㅎㅎ

첫날 여행은 이렇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