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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1974. 5. 20. 대통령 박정희)
2일 찾아간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의 ‘친박연합당' 사무총장 사무실에는 한쪽 벽면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글씨가 액자 속에 적혀 있었다. 김기목 친박연합당 사무총장은 "친박연합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업과 정신을 기리는 당"이라고 소개했다.
"국가재건친박연합" 약칭 "친박연합"
'친박연합'은 '국가재건친박연합'의 약칭이다. 5·16 군사정변 직후 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대한민국 최고통치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가진다고 명시했던 ‘국가재건최고회의'를 연상시킨다. 이 당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지칭하는 표현을 당명으로 썼던 ‘친박연대'(‘미래희망연대', 2월에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과 합당)와는 다른 당이다. 2006년 5월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당'으로 창당했고 2006년 8월 선진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한 이후 2010년 3월 지금의 ‘친박연합당'이 되었다.
이 당은 어떤 당일까. 김 사무총장은 "우리는 사람을 지향하는 정당이 아니라 이념 정당"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자주 국방, 조국근대화, 새마을운동 등의 이념을 가지고 당의 정체성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당헌 제3조 '정체성'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부분을 명시했다. "우리 당은 대한민국의 번영을 일궈낸 박정희 대통령의 조국근대화, 민족 중흥, 새마을운동 등 역사적 위업을 받들어 오늘에 되살리고 계승·유지하여 국가재건에 정성을 쏟는 한편, (…) 친 박정희 성향의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는 등 국가재건의 원동력으로서 친박연합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한 함의를 당헌·당규의 근간으로 삼는다."
2012년 우리와 박정희
2012년 3월 현재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계승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사무총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시고 30년 정도 흘렀는데 지금 국민들에게 현 시대를 돌파할 수 있는 리더십, 조국과 민족을 위해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박연합당이 내세우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주된 유업은 조국근대화, 민족 중흥, 새마을운동 등 세 가지다. 김 사무총장은 "근대화된 21세기에 ‘조국근대화'를 다시 내세우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의 근대화가 아니라 G20에 속하고 선진국에 진입함과 동시에 우리가 더욱더 나아가야 하는, 그런 근대화를 말한다"고 말했다.
또 "다문화 국가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 민족 중흥은 어떤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한민족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며 "외국에 나가면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하지 않고 일본인이라고 하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다는 게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새마을운동은 유럽의 산업혁명보다 더 큰 변혁이었다"며 "100년에 걸쳐 이뤄진 산업혁명보다 20년에 걸쳐 이뤄진 새마을운동을 통해 세상이 뒤바뀌는 획기적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마을운동은 ‘잘 살아보자'라는 기치 아래 ‘하면 된다'라는 민족 정신의 얼을 심어놓은 것"이라며 "그러한 정신을 계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의 관계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는 어떤 관계일까. 김 사무총장은 "박근혜 위원장과는 상관 없다"며 "박근혜 대표 이미지가 짙고 짝퉁이다, 아니면 그쪽을 바라본다는 얘기가 있어서 2010년 1월에 당헌·당규를 정비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유업을 계승·발전시키는 당이라고 명시했다"고 말했다. 실제 2010년 당시 박근혜 위원장은 친박연합당에 ‘당명금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이미 중앙선관위에 당명을 등록했기 때문에 (이것이) 당명금지 가처분신청을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행정심판을 요청했어야 하는데 잘 아는 분들이 선거를 위해 '꼼수'를 쓴 것"이라며 "한나라당 영남권 쪽에서 우리 세력이 커지니까 견제하기 위해서 썼던 주변 사람들의 꼼수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위업을 계승·발전시키려고 하면 직계 혈족보다 관계 없는 저희들이 더 객관적으로 잘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예를 들면 친박연합인데 박씨들만 있으면 좀 그렇지 않나"고 말했다.
그러나 강력한 대권후보인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 지지 여부를 묻자 김 사무총장은 "저 개인적으로도 박근혜 위원장만한 대권 후보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총선이 우선이니까 대권에 대해서 뭐라 얘기하기가 그렇다"며 말을 돌렸다.
2일 경향신문과 만난 친박연합당 김기목 사무총장. |임아영 기자
박정희의 독재 "평가가 왜곡된 부분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명과 암으로 확연히 갈린다. 김 사무총장은 "박 전 대통령이 '독재'를 했다는 측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지 않은 상황에서 잘했다, 못했다 하면 현명하지 않은 판단"이라며 "당시 기록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이 '10년은 더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었고 이는 당시 상황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그 정도 걸린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육영수 여사가 시해당했을 때 한복 안에 속치마가 떨어져 있어서 간호사가 영부인이라고 생각 못했을 정도로 독재로 부를 축적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일본군 장교' 경력에 대해서도 김 총장은 "그 시대적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이고 열심히 사셨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일본군 장교로 갔다는 건 서울대 간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일협정도 지금은 지탄받을 결정일지 몰라도 당시 외국에서 도와주는 게 하나도 없었고 적은 돈이라도 나라의 초석을 이루는데 핵심이라고 판단하셨을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이해하지 않고 그것만 딱 집어서 평가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친박연합당은 2주 전부터 전국에 현수막을 500개 이상 걸어 당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친박연합의 당원이 되어주십시오", "기초노령연금 70만원! 사병봉급 50만원!"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본 시민 180여명이 직접 당사에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어 당원이 되는 법을 문의했다. 당은 15일까지 비례대표 후보자를 공개모집할 계획이다. 노령연금 70만원, 사병 월급 50만원 등 99개의 정책, '99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친박연합당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도 광역·기초의원을 대구·경북 지역에서 22명 당선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당 대표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카 박준홍씨가 공천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고 일부가 탈당하면서 현재 18명이 남아 있다.
(기사 출고 후)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리는 당. 취재하는 내내 혼란스러웠다.
2012년 3월에도 살아있는 박정희. 그의 딸이 강력한 대권 후보인 대한민국.
끝으로 기사 외에
캄보디아에서 발견했던 훈센 총리의 사진(아래).
친박연합당 당사무실에 붙어 있던 사진(위)과 오버랩된다.
오래오래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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