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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모음/누런돼지

‘한기총 내홍’ 앞이 안 보인다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2232117025&code=960206

ㆍ홍재철 신임 회장, 비대위 “선거 무효” 주장 정면 반박

“뭔가 거꾸로 됐습니다. 개혁파가 저고 그쪽이 수구세력입니다. 저는 고질적인 돈선거를 철폐하고 깨끗하게 회장이 됐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홍재철 목사(69)는 2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자신의 회장 선출이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홍 목사가 비대위 측에 대해 물러서지 않을 뜻을 나타냄에 따라 한기총 회장 선출을 둘러싼 내홍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 목사는 이날 “1200만 성도가 원하고 있는데 (선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할 줄 알아야 한다”며 “비대위 측이 복귀하면 들어와서 정관을 개정하고 뭐든 다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놨다”고 말했다.

비대위 측이 주장하는 이단 연루 인사들과의 교류 문제에 대해서도 “일부 사람들이 도마에 올랐는데 이단과 전혀 관계없는 이들”이라며 “하지만 비대위 측이 들어올 수만 있다면 한기총 밖으로 내보내겠다”고 밝혔다.

비대위와 홍 목사 간 갈등은 대표회장 순번제 등을 골자로 한 개혁정관이 지난해 10월 길자연 전 회장이 이끄는 집행부에 의해 폐기되면서 벌어졌다. 길 전 회장이 같은 교단 소속 홍 목사를 후임으로 앉히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비대위는 홍 목사의 자질과 후보 자격, 선거 과정의 문제와 이단과의 연루 등을 집중 거론하며 대표회장 선거를 보이콧했다. 그럼에도 지난 14일 한기총은 비대위 참여 교단이 불참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단일 후보로 나선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교단 소속의 홍 목사를 새 대표회장으로 뽑았다.

비대위 측은 홍 목사의 대표회장 선출이 원천 무효라며 지난 21일 소속 22개 교단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어 별도의 회장을 선출하기로 결의했다. 선출을 위한 비상총회는 다음달 13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다.

비대위 측은 “한기총이 정상화할 때까지 관련 행사와 사업 및 공직 참여를 거부하며 대표회장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의 오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도 비대위 측 관계자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