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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모음/누런돼지

“독도는 한반도 영토” 기록 100여년 전 러시아 학자의 ‘한국개관’ 최초 번역·출간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2202106565&code=960201

“울릉도에 가장 근접해 있는 작은 섬 리앙쿠르(독도)는 울릉도에서 남동쪽으로 일본식 30리(약 70해리)의 거리에 위치한다. 리앙쿠르는 울릉도와 오키(隱岐) 섬의 중간 정도 되는 지점이다. 리앙쿠르의 길이는 10정(町:10정은 약 1㎞)이다.”

러시아의 동방학자 뀨네르(1877~1955)가 1912년 발표한 <한국개관>(사진)에 실린 내용이다. 100년 전 러시아 학자의 기록은 당시 독도가 울릉도의 부속도서로, 한반도 영토 범위에 포함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개관>이 발간된 시기는 1905년 일본이 독도를 영토에 편입한 직후다. 더구나 뀨네르는 이 책에서 일본인 학자가 쓴 <한국신지리>(1905)를 참고해 썼다고 밝히고 있어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반박하는 유력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역사재단은 20일 뀨네르의 <한국개관>을 국내 최초로 번역·출간했다고 밝혔다. 뀨네르는 레닌그라드대 교수를 지내고 11개 언어를 섭렵한 러시아의 저명한 학자다.

연구 내용은 1912년 러시아의 극동문제 권위기관인 동방학연구소에서 발행하는 ‘동방학연구소 소식’을 통해 발표됐다. 개인 학자 차원을 넘어 동방학연구소도 객관성을 보장한 셈이다.

뀨네르는 이 책에서 울릉도와 독도의 지리적 중요성, 1900년 전후 울릉도 거주민의 인구 추이, 울릉도·독도의 명칭, 울릉도 영유권을 유지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 등을 기술했다. 또 독도를 ‘바위’가 아니라 ‘섬’으로 규정했다. “어선들이 정박하기에 편리한 장소가 많다” “독도 인근에는 해마가 많이 살고 있으며 다양한 해산물이 풍부하다”는 서술에서는 이미 당시 사람들도 독도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해제를 쓴 동북아역사재단 김영수 연구위원은 “뀨네르는 일본이 자국의 이익에 입각해 한국을 일방적으로 규정한다며 이런 ‘선입견’에 빠지지 말 것을 경고했다”며 “일본의 시선을 통해 알고 있는 진실이 위장된 이데올로기라는 것을 폭로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