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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 같은 여행

부처님 치아 사리가 모셔진 스리랑카 불치사

마지막날 일정은 캔디의 불치사였어요.

캔디는 14세기 싱할라 왕조의 마지막 수도였습니다.

해발 465m에 자리 잡은 스리랑카 제2의 도시인데요.

인도의 잦은 침략에 남쪽으로 옮겨가던 싱할라 왕조는

14세기에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을 수도로 정했습니다.

350여년 동안 이곳에서 고대 불교 문화가 꽃피었다고 하네요.

 

불치사는 전형적인 싱할라 건축 양식으로 분홍빛 벽에 붉은 기와를 얹은 모습이었습다.

 

 

 

캔디는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정신적 안식처라고 합니다.

불치사에 부처님 치아 사리를 모셔놓았기 때문인데요.

 

교복을 입은 아이들부터 백일이 갓 넘은 아기를 안고 오는 가족들, 고령의 노인들까지

스리랑카 곳곳에서 불치사를 찾고 있었습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부처님 치아 사리는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부처님과 같다"라는 답이 돌아오더군요.

 

부처님 치아 사리는 362년 인도 남부 칼링가 왕국에서 보내왔습니다.

당시 칼링가 왕국은 기근과 전쟁이 그치지 않았는데

어느 날 국왕의 꿈에 부처가 불치(佛齒)를 스리랑카로 보내면 기근과 전쟁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는 거예요.

왕은 서둘러 불치를 스리랑카로 보냈습니다.

 

이때 불치는 당시 수도였던 아누라다푸라에 모셔졌고 매년 불치제를 올렸습니다.

이후 불치는 왕위 계승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내전을 할 때도 왕은 치아 사리를 가지고 도망쳤고

치아 사리를 지닌 사람이 왕으로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대통령이 취임하면 불치사에서 취임 선서를 한다는군요.

 

 

 

치아 사리는 전각 3층에 모셔져 있고 7년에 한 번씩밖에 공개를 안 한다고 하네요.

3년 전에 공개했다고 하니 앞으로 4년 후에 친견할 수 있는 셈입니다.

 

치아 사리가 담겨 있는 사리함은

불치사 방장 스님, 전국 신도회장, 문화부 장관 등 3명의 관리자가

동시에 열쇠를 가져와야 열 수 있다고 하고요.

 

경비가 삼엄하겠죠?ㅎ

 

매년 여름 11일 동안 코끼리 200마리 등 위에 불을 켜고 퍼레이드를 하는

페라헤라(불치) 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제가 떠난 뒤 며칠 후에 축제가 열린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전 볼 수 없었습니다.

 

 

 

 

 곳곳에서 절을 하고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리는 스리랑카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남방 불교의 부처님은 참 화려해 보입니다.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겠죠.

 

 

 입구에서부터 꽃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꽃을 사면 이렇게 부처님 앞에 두고 기도를 올립니다.

 

 

 쭉 이어진 벽화가 뭘까요?

석가모니의 일생을 그린 벽화인데요.

벽화를 숫자대로 따라가면 석가모니의 일생을 파악할 수 있게 돼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꽃을 들고 절에 오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아이들 눈이 참 깊고 예쁘죠?^^

 

 

 

밖에서 바라본 불치사.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평일에도 절에 가는 모습입니다.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불교가, 그리고 치아사리가 모셔진 불치사가 어떤 의미인지

막연하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생경하면서도 신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