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312151235&code=940401
ㆍ교통비 할인 조례 제정 등
ㆍ대학생들 본격 활동 나서
“중학교 2학년생에게 과외 교습을 해주고 있습니다. 한번은 집에 가야 하는데 차비가 없어 학생에게 2000원만 꿔달라고 했습니다. 집에 가는데 참 외로웠습니다.”
권태현씨(21·경희대 언론정보학과)는 새벽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낮에는 과외를 한다. 학교를 2년반 다녔는데 벌써 등록금 빚이 1000만원이나 쌓였다. 매달 이자만 4만~5만원을 내야 한다.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은 이자와 휴대전화비로 나가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학교식당 밥 3000~4000원이 비싸 이웃 학교에 밥을 먹으러 가기도 한다. 장씨는 “우리 집이 특별히 가난한 건 아니다. 주변에 이런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순대국밥 한 그릇을 먹으려 해도 6000원이니, 자취생들은 삼각김밥이나 컵라면으로 대신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연애를 할 때도, 하루 밥 먹으면 다음날은 삼각김밥으로 때워야 한다”며 “연애에도 계급이 존재하는 것 같다. 토익, 알바가 아니라 대학생들이 꿈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유진양(19)은 경기 성남시에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로 매일 통학한다.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면 1900원, 왕복하면 3800원이다. 한 달에 10만원 이상 교통비로 쓴다. 박씨는 “1학기 기말시험에 늦어 택시를 탔는데 차가 막혀서 10분 거리를 30분 걸려서 왔다”며 “학교에서 스쿨버스라도 운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반값 생활비 운동’에 나선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31일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학기에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이 66%, 취업을 앞둔 대학생 평균 빚이 1125만원인 시대에 대학생 생활복지 부문의 지원을 강화하도록 반값 생활비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대학의 모습을 “뒤풀이 회비 내는 일조차 어려워 학과, 동아리 행사에 참여하는 걸 주저하는 후배, ‘알바’에 지쳐 수업 때마다 곯아떨어지는 친구들”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높은 생활비는 학생들의 인간관계, 건강권, 학습권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살인적 취업난을 뚫고 승자가 된다 해도 절반은 비정규직으로 떨어지는 사회에서 감당하기 힘든 등록금과 생활비는 더 이상 감내해야 할 기회비용일 수 없다”고 했다.
대학생들은 ‘대학생 반값 생활비 운동본부’를 꾸려 생활비 실태를 조사하고 전국 지방의회에 교통비 할인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 대학생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 성동구 유스하우징 조례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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