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9012120235&code=100203
ㆍ페니 워커 본부장, 아름다운가게 초청으로 방한
“어제 아름다운가게의 한 매장에서 만난 간사에게 ‘왜 당신은 아름다운가게에서 일하느냐’고 물었더니 ‘처음엔 내 삶을 바꿔보고 싶어서 아름다운가게에 왔는데 이제 아름다운가게의 활동 자체가 내 삶이 됐다’고 답하더군요. 정말 감동했습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의 중부지역본부장 페니 워커(Penny Walker·42·사진)는 아름다운가게의 초청으로 지난 28일부터 6박7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중이다.
그는 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도 옥스팜과 같은 단체가 있다는 것이 인상 깊다. 장년층(옥스팜)이 아직 어리지만 열정적인 어린이(아름다운가게)를 보러 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워커는 영국 전역의 옥스팜 재활용 자선매장 728개 중 중부지역 250개 매장을 담당하고 있다. 옥스팜에서 근무한 지 12년째다.
옥스팜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2년 영국 옥스퍼드 주민들이 나치 치하에서 고생하는 그리스인을 구호할 목적으로 결성했다. 이후 활동폭을 넓혀 지금은 1년에 4000억원을 모금하는 국제단체로 성장했다. 내년이면 설립 70주년을 맞는다.
아름다운가게는 옥스팜을 본떠 2002년 만들었다. 박원순 변호사가 영국 유학 중에 옥스팜의 재활용 자선 매장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고 돌아와 벤치마킹했다. 당시 박 변호사의 얘기를 들은 주변 사람들은 헌 물건을 사고팔면 이익이 날 수 없고 한국 정서에 맞지 않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길거리 장터를 열자 호응이 좋았고 이 호응이 아름다운가게 설립으로 이어졌다.
옥스팜의 1년 모금액 중 40% 정도를 옥스팜 재활용 매장에서 벌어들인다. 1948년 옥스퍼드에 1호점이 생긴 이후 매장은 728개로 늘었다. 워커는 “매장은 재활용의 통로가 될 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워커는 옥스팜이 영국인들의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20년 전에는 사람들이 자기 옷을 옥스팜에서 샀다고 말하지 않았을 테지만, 이제는 ‘쿨’하게 ‘옥스팜에서 옷 샀다’라고 말할 정도가 됐습니다. 또 주위의 불쌍한 사람에게 동정심을 느껴 나누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에게도 내가 가진 물건을 나누는 개념으로 발전했어요.” 옥스팜의 지원사업은 99%가 해외에서 이뤄진다.
아름다운가게는 현재 전국에 110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영국에서 옥스팜의 인지도는 거의 100%이지만 한국에서 아름다운가게의 인지도는 아직 절반 수준(52%)에 머물고 있다. 워커는 “사람들이 어떤 주제에 대해 잘 알게 되면 더 많이 참여하는데, 몰라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재활용과 나눔에 대해 잘 알리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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