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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약속 지켜라” 등록금 납부 연기 운동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052148155&code=940401

ㆍ등록금넷 12일 광화문광장서 대규모 ‘촛불집회’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2학기 등록금 투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부터 시작되는 2학기 등록금 고지서 발송을 앞두고 일부 학부모들이 등록금 납부 연기 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학부모 모임’(학부모모임)은 “12~15일 등록금 고지서가 발송되면 9월 말까지 등록금 납부 연기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5일 밝혔다.

정명수 학부모모임 대표는 “반값 등록금은 학생뿐 아니라 많은 학부모들의 이슈”라며 “1학기에 정치권에서 얘기만 꺼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당선된 후 희망을 걸었는데 신경도 쓰지 않아 학부모들은 더 화가 났다”며 “9월까지 등록금 납부를 미루면서 정치권을 압박하는 캠페인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9월 말까지 등록금 납부를 합법적으로 미룰 수 있다. 대학들은 개강 이후에도 1~3차에 걸쳐 등록금 납부를 연기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5월 B학점 이상, 소득 하위 50% 이하에 대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가 여론의 저항에 직면했다. 결국 6월에 황우여 원내대표는 3년 동안 정부재원 6조8000억원, 연간 대학재정 500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명목등록금 30% 인하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달 정부·여당은 이를 백지화하고 소득구간별 차등지원과 대학 구조조정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전국등록금네트워크(등록금넷)는 “현재 등록금 문제는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문제로, 최소 소득 8분위 계층까지는 지원해야 ‘미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등록금넷 등은 매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며 벌이고 있는 1인시위를 지방 대도시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학부모모임도 현재 부산·전북 지역에 결성된 지역모임을 늘려 16개 모든 시·도에 모임을 만들 계획이다.
 
등록금넷은 고지서 발송이 시작되는 12일 대규모 국민촛불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야5당·시민사회단체·대학생협의회’를 발족해 정부·여당의 말바꾸기를 규탄하고 하반기 투쟁을 선포할 예정이다.

고지서 발송이 끝나는 15일을 전후해서는 학부모모임과 등록금넷 등이 ‘전국 학부모 등록금 납부 연기 및 분납신청 제안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17일쯤에는 외연을 더 확대해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를 발족해 국민운동 돌입을 선언하기로 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은 “공포의 2학기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정부·여당은 ‘등록금은 내 일이 아니라 상관없다’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나오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등록금 납부 연기 운동을 시작으로 2학기 등록금을 ‘반값’만 내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금넷과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제37차 집중 촛불문화제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