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아영·주영재 기자 layknt@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091827295&code=940100
직장인 정모씨(33)는 4년 전 조선업계 중견기업 ㅇ사 주식을 샀다. 그러나 2008년 말부터 불어 닥친 미국발 금융위기에 주식은 ‘고꾸라졌다’. 90% 정도 손실을 봤다. 정씨는 ‘십년쯤 지나면 본전은 찾겠지’라는 생각에 주식 생각은 잊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증권사로부터 유상증자 신주배정 대상이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현 주가보다 30% 싼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정씨는 지난 2일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이를 계기로 다시 주식에 관심이 생겨 여러 종목을 들여다봤고 투자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틀 뒤 증시 폭락이 시작됐다. 정씨는 “지금은 밥숟가락 들 힘도 없다. 후회만 될 뿐”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추락하면서 ‘개미’ 직장인들이 울상이다. 회사원 이모씨(34)는 “요즘 주가를 볼 때마다 2008년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갖고 있던 펀드 2개가 모두 ‘반토막’ 났다. 이후 주식에는 눈도 돌리지 않다가 올해 초 주가가 2000선을 돌파하자 다시 펀드를 시작했다.
이씨는 “박봉에 물가는 오르고 전셋값은 뛰니,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재테크는 펀드와 저축은행 적금 정도”라며 “그런데 저축은행은 위험하다고 하고 펀드 수익률은 떨어진다.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젠 무서워서 수익률 확인도 못하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은행원 김모씨(31)도 올 들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자 종잣돈과 대출을 활용해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그러나 증시 폭락 사흘 만에 두 달치 월급을 날리고 말았다.
‘혹시’ 하는 마음에 팔지 않고 버텼지만 9일 ‘과감히 손해를 감수하자’고 마음먹고, 갖고 있던 주식 절반을 정리했다. 김씨는 “나머지 주식 절반을 쥐고 있지만 이 역시 언제 폭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스트레스만 쌓인다”고 말했다.
트위터에서도 주가 폭락에 대한 한탄이 이어졌다. “제 친구들 한강 간다고 하는 사람 2명이나 있다. 이를 어째” “증시 붕괴가 시작되었다. 아침마다 헤드라인들이 아주 블록버스터급인데…” 등의 글이 눈에 띄었다.
‘카카오톡’의 단체 채팅창에도 ‘주식이 폭락해 괴롭다’는 글이 계속 뜨고 있다. 회사원 유모씨(29)는 “요즘 동료들이 점심시간에도 주식 이야기만 한다. 투자를 많이 한 친구들은 ‘밥도 안 넘어간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드물지만 파생상품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거둔 사람도 있다. 기모씨(28)는 ‘풋ELW’를 8일 40만원(한 주당 30원)에 사서 120만원에 팔았다. 풋ELW는 증시가 내릴 때 가격이 오르도록 설계된 파생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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