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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 기자의 폭풍육아]수술방 들어가는 아이..내 인생은 내 것만이 아님을 깨달았다 지난겨울 어느 토요일 저녁. 20개월이던 둘째와 나 단둘이 집에 있었다. 남편이 방학을 맞은 첫째를 경북 구미 시댁에 맡기러 갔을 때였다. 빨래를 널어야 했다.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데 둘째가 베란다 문 앞에 와서 문을 닫고 바로 잠갔다. ‘찰칵’ 하는 순간 ‘뭔가 잘못됐다’ 싶었다. 우리집 베란다는 베란다 밖에서 잠글 수 있게 돼 있다. 겨우 20개월이던 둘째는 문이 잠긴 걸 아는지 모르는지 문 앞에 서서 엄마 얼굴을 들여다보겠다며 미소 짓고 있었다. “이준아, 문 열어야지. 잠그면 어떡해!” 내 외마디 비명이 들리는지 마는지 아이는 계속 싱글벙글이었다. 알고보니 며칠 전 형아가 할머니가 빨래를 널고 있을 때 문을 잠그는 걸 본 것이었다. 일곱 살인 형아는 문을 잠그고 여는 게 능숙하니까 할머니를.. 더보기
[임아영기자의 폭풍육아]국가는 출산캠페인 기획할 시간에 '돌봄공백' 메우라 일곱 살 된 두진이는 수요일에 미술학원에 다닌다. 이준이는 3시30분, 두진이는 5시 하원하는데 어린이집과 유치원 거리는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친정엄마가 26개월 된 둘째를 데리고 첫째 유치원에 매일같이 왔다 갔다 하시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미술학원을 등록했다. 26개월이 되면 차가 오는 것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른 손을 뿌리치고 달려나가려 해서 혼비백산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 등·하원은 커피 한잔 들고 유유하게 걸어오는 일이 아니다. 차가 쌩쌩 다니는 서울에서 아이 손을 꽉 잡고 달아나지 않도록 하는 일을 환갑이 된 친정엄마가 도맡는다는 게 늘 미안할 뿐이다. 환갑 된 엄마에게 등하원 맡기기 미안해 보육을 빙자한 ‘학원 뺑뺑이’ 시작됐다 학원 결정의 1순위 조건은 ‘픽업 여부’ 학.. 더보기
[임아영기자의 폭풍육아]‘주말 공동육아’ 1년째 부모인 우리에게도 친구가 생겼다 “우리 주말마다 한 집에서 아이들을 보면 어때요?” 시작은 내 제안이었다. 깊이 생각해 본 제안은 아니었다. 지난해 봄 둘째 육아휴직 중이던 나는 복직을 앞두고 있었다. 휴직 기간 첫째 두진이 유치원 하원을 하면서 유치원 엄마들과 친해졌다. 엄마들과 서로의 집에 초대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에피소드, 양육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됐고 내게도 ‘동네 친구’가 생긴 것이다. 엄마가 자주 친구와 놀 수 있게 해주고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자 아이는 더 좋아했다. 엄마들의 안전한 보호 아래 친구들과 놀 수 있었으니까. 물론 놀이를 하다가 싸우기도 하고 모든 것이 ‘내 것’이라 우기는 터에 곤란할 때도 있었지만 그 곤란함 속에서도 아이들은 장난감을 나누는 연습, 차례를 양보하는 연습을 하며 자라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엿..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