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맘편한 세상을 위하여]‘돌봄’ 시간 안 내주는 사회…독감 걸린 엄마 걱정할 여유도 없네 엄마 독감 걸리자 ‘돌봄의 외주’ 비상 친정아빠까지 동원해 겨우 한숨 돌려 예전엔 몰랐다, 돌봄 업무 이렇게 많은지 ■ 독감 파동 친정엄마가 독감에 걸리셨다. 오 마이 가드. 엄마가 아프시면 모든 게 ‘정지’다. 게다가 지금은 두진이 방학 중인데. 이를 어쩌나. 엄마 상태를 걱정했다가, 바로 아이들 돌보는 일정 조정하는 문제를 걱정했다가, 회사에는 뭐라고 말해야 하지 걱정했다가… 그 모든 걱정이 뒤섞여 지금 엄마 걱정을 하는 건지, 아이들 돌봄을 걱정하는 건지, 일을 걱정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괴감. 엄마가 아프셔도 엄마를 걱정하지 못하는 내 팔자. 엄마 미안해요. 두진이가 시작이었다. 지지난주 토요일부터 두진이가 독감 판정으로 타미플루를 먹기 시작했다. 다행히 독감 예.. 더보기
워킹맘이라는 말이 숨기려는 것 한 언니의 글에서 “워킹맘이라는 표현이 정말 싫다”는 문장을 읽었을 때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맞다. ‘밖에 나가 일하는 엄마’만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닌데.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엄마는 일을 안 하고 있다는 뜻 아닌가. 그 언니가 ‘취업모’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보면서 깨달았다. 그저 임금노동을 하고 있을 뿐인데. ‘워킹맘’이라는 단어에 숨은 가사노동과 육아에 대한 경시, 어쩌면 천시를 나도 몰랐던 건가. 한 국회의원이 ‘밥하는 아줌마’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정말 화가 났다. 국회의원 정도 되는 여자는 밥하는 아줌마들을 무시해도 되나. 두 번의 육아휴직 동안 ‘잘 쉬어’, ‘쉬어서 좋겠다’라는 말을 들으면 분했다. ‘쉬긴 뭘 쉬어. 하루종일 신생아랑 있어봐라’ 라며 입술.. 더보기
[맘편한 세상을 위하여]8주간의 방학 ‘막아내기’ 이러니 다들 경단녀가 될 수밖에 ■ 아이의 방학을 막아내는 방법 첫째 두진이가 일곱살이 되었다. 그리고 유치원이 겨울방학을 했다. 자그마치 5주간. 2월 초에 일주일 동안 등원했다가 3주간 다시 봄방학이다. 총 8주의 방학. 두 달이다. 12월 내내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어떻게 8주를 막아낼 것인가. 두진이는 “엄마, 언제 방학해? 얼른 방학했으면 좋겠어”라고 했지만 난 속으로 ‘큰일이다 큰일’을 외쳤다. 이렇게 된 것은 두진이를 종일반에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이기 때문에 종일반 대상이지만 하필 종일반을 신청해야 하는 지난 3월 둘째 육아휴직 중이어서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교롭게도 내 복직은 8월 중순. 아이를 종일반에 다니게 하기 위해 3월에 복직할 수도 없는 애매한 때. 둘째가 돌도 안됐을 때였다. 눈물을 머금고 종일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