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아영 기자의 폭풍육아] 슈퍼우먼이 되는 건 거부하겠습니다 지난 일요일 아버지가 두진이를 데리고 동네 산에 다녀오시겠다고 했다. 남편은 일이 있어 혼자 두 아이를 보던 나는 흔쾌히 좋다고 했다. 두진이는 휴일마다 종종 외할아버지를 따라 산에 다닌다. 산 중턱에서 장기 놀이를 하거나 평평한 트랙에서 킥보드를 타는 정도지만. 이준이가 낮잠을 잘 시간을 훨씬 넘겨 나도 따라나섰다. 유모차에 태워서 재운 뒤에 집으로 돌아올 생각이었다. 따라나선 나를 보신 아버지가 “산에 같이 가겠느냐”고 하셨다. 머뭇거리다 그러겠다고 했다. ‘운동 좀 해야지’ 싶어서. 회사에 주 6일씩 젊은 날을 내준 아버지 손주들과 놀아주다 잠시 쉬는 뒷모습에 언젠가 이 모습이 몹시 그립겠구나 싶어 “이 나이 되면 젊을 때 운동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에게 차이가 많이 나더라. 우리 때는 주 6일 근.. 더보기 어린 시절 나와 화해하게 될 때 두진이가 부쩍 “엄마는 이준이만 이뻐하고”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두 돌을 맞은 이준이의 귀여움은 정말 말 그대로 ‘하늘을 찌른다.’ “엄마 사당해요”라며 품을 파고들 때는 ‘이렇게 이쁜 강아지를 본 적이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4등신의 몸으로 뒤뚱뒤뚱 걸을 때는 ‘엄마 미소’를 숨길 수 없다. 나도 모르게 그 작은 강아지(?)를 안고 “우리 천사가 어디서 왔나, 하늘에서 내려왔나”라고 말하면서 뽀뽀를 퍼부을 때 두진이의 입은 삐쭉거린다. 그리고 바로 툭 튀어 나오는 말. “엄마는 이준이만 이뻐하고. 흥.” 이준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두진이의 상실감이 클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내가 첫째이기 때문에 둘째에 대한 질투를 익히 안다고 생각했다. 점점 배가 불러오면서 두진.. 더보기 [임아영 기자의 폭풍육아]나도 그 수많은 언니들처럼 사라지는 건 아닐까 둘째 아이가 욕실에서 넘어졌다. 뒤로 벌러덩. “이준아, 엄마가 잡으러 간다!” 장난을 치다가 욕실에 발을 내디딘 아이가 미끄러진 건 순식간이었다. 아이가 욕실 안까지 뛰리라고 생각 못하고 뒤따라가던 나와 욕실에서 아이 씻길 준비를 하던 남편은 굳어버렸다. 넘어지는 순간 욕실 타일 바닥에 뒤통수가 ‘딱’ 부딪히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아이는 10분 넘게 울음을 그치지 않았고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고 있던 내 손은 점점 차가워졌다. “그렇게 장난치면 어떡해!” 나를 원망하는 남편의 목소리가 귓가를 스쳐갔다. 퇴근 후에도 휴대폰으로 업무를 챙기다 아이에게 집중하자 생각한지 5분 만에 둘째 아이가 욕실 바닥에 미끄러졌다 장난치기 5분 전까지 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퇴근했지만 휴대폰으로도 볼 수 ..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