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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사람, 외지사람, 그리고 바보 일본 시레토코 반도를 다녀왔다. 지면 제약으로 미처 나가지 못한 글과 사진을 여기에 남긴다.지면기사 보기 유빙(流氷)은 반도의 코끝을 간질이기만 할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러시아 아무르(헤이룽)강 하류에서부터 오호츠크해를 거쳐 1000㎞를 달려 오느라 힘에 부쳤던 탓일까.북극 사진에서나 본 거대한 얼음덩이들을 북반구에서는 가장 남쪽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지역으로 떠났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동쪽 끝에 자리한 시레토코(知床) 반도. 북위 44도 언저리다. 수십 년 전에는 오로라도 발견됐다고 한다.지난달 23일, 출국하기 전날까지만 해도 유빙은 닿을락말락 ‘밀당’을 계속했다. 경향신문이 후원한 이번 ‘착한여행-세계문화유산 시리즈’를 주최한 착한여행사 나효우 대표는 현지에 미리 도착한 뒤 메신.. 더보기
두진이를 보며 나를 돌아본다 설 연휴를 보내고 두진이와 나를 기차역까지 차로 바래다주시던 아버지가 문득 좌석 뒤로 돌아보며 말씀하셨다."참, 너 어릴 때 하고 똑같다."사실 두진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말씀하신다. 장인, 장모께서 보실 때는 아무래도 아이의 모습에서 아내의 어린 시절을 많이 발견하시는 것 같다. 반면 어머니, 아버지가 볼 때는 또 내 모습을 많이 떠올리시는가 보다. 이제 다섯 살배기 아이를 보시며 아버지는 그렇게 내가 아니라 젊은 날의 자신을 떠올리시는지도 모르겠다. 언제 이놈이 커서 또 저만한 애를 낳아 데리고 왔나 하고...하지만 외모를 빼고, 두진이가 하는 행동들만 본다면 아무래도 나를 더 많이 닮았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녀석은 잠을 잘 때 자꾸만 옆에 있는 사람의 몸 밑으로 손을 쑤셔넣는다. 주.. 더보기
홍동마을 이야기 늘 뒤에 있었음을 고백한다. 고백이라고 해 봤자 들을 사람이 있을까마는...말해야 할 때 '신중'이란 이름의 껍데기를 쓰고 침묵했다. 행동해야 할 때 '아직 이르다'며 가만히 있었다. 남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몸을 일으켜 싸운 댓가에 겨우 한 숟가락을 얹어 퍼먹는 일이 전부였다. 그러면서 불평은 많았다. 가끔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술취한 사람들처럼 버럭버럭 화만 냈다. 이 놈은 빨리 가서, 저 놈은 천천히 가서, 그 놈은 나란히 가서 마음에 안들었다. 운전을 할 때면 끼어들기 하는 놈, 깜박이 안 켜고 들어오는 놈, 쓸데없이 경적을 울려대는 놈들을 향해 차 안에서 고래고래 욕을 했다. 아무도 듣는 사람은 없었다.휴가 중에 를 앞부분만 조금 읽었다. 아주 조금만 읽었을 뿐인데 부끄러웠다. 대한민국 농업 현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