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내가 지구를 구하러 가는 거였다면.. 벌써 지지난주 월요일의 일이다.녀석은 이른 아침, 아니 새벽이라고 불러야 더 적절할법한 그 시각부터 활동에 나섰다. 심상치 않은 낌새였다.아직 잠도 덜 깼는데, 아니 깨고 싶지 않았는데, 어슴푸레한 빛살 사이로 거실과 안방을 오가는 부산한 움직임이 감지됐다."아빠, 뽀로로랑 포비 구해줘요~"무슨 소리지? 살짝 눈을 떴다가 녀석에게 걸렸다. '나가자! 나가!' 녀석은 그 새를 놓치지 않고 나를 집요하게 거실로 끌어냈다. 뽀로로 일행들은 녀석의 손에 이끌려 장난감 어린이집 차에 태워진 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뽀로로 일행 역시 피곤이 역력해 보였다."아빠, 도미노 놀이해요."이번엔 젠가 블럭들을 가지고 와서 도미노 놀이를 하자고 했다. 언젠가 젠가 블럭들을 줄세워서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몇 번 .. 더보기 두진이가 내는 수수께끼 이제 28개월을 지나고 있는 두진이는 요즘 말이 부쩍 늘었다. 제법 의사표현도 할 줄 안다.한 번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니까, "하무니가 하무니가" 그런다."뭐야? 할머니가 뭐라고 하셨어?" 물으니대답은 없이 집에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리키며(블루투스 스피커는 녀석이 장난감보다 즐겨찾는 장난감 아닌 장난감이다;;;)또 "하무니가 하무니가" 한다."하무니가가 뭐야 두진아?" 하니까 답답한지 한숨을 쉬면서 또 "하무니가 하무니가"란다. 문득 떠오르는 게 있었다.그날 아침에 부지런하게도 5시50분에 일어난 녀석이 잠도 덜 깬 제 엄마에게 놀아달라고 하면서 노래를 들으며 하모니카 어쩌고 했던 게 생각난 거다. '그래 그거였군' 무릎을 탁 치며, "두진아 하모니카 소리 말하는 거야?" 그랬더니기뻤는지 크게 웃.. 더보기 두진이를 재우는 완벽한 방법 아이를 재우는 건 만만찮은 일이다.오죽하면 다소 괴기스럽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이의 목덜미 뒤에 스위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분도 계셨다. 잘 때 되면 껐다가 아침에 다시 켜고 싶다는 거다. 과한 비유일지 모르지만 격하게 공감하시는 분도 계실 거다.우리집 애기, 두진이는 잠 안 자기로 세계챔피언에 가깝다.녀석은 태어나고 아주 쬐그만할 때부터 잘 안 잤다. 1~2시간 간격으로 하도 밤새 수없이 깨서 엄마 젖을 찾았다. 아내가 거의 패닉에 이르러서, 책을 찾아보고 수면교육이란 걸 시도해 보기도 했지만 허사였다. 녀석을 배 위에 얹어서도 재우고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했다.한 번은 아이가 겨우 잠들었는데 잠들기 전 천기저귀를 종이로 바꾸는 걸 깜박 잊은 적이 있다. 천 기저귀는 금새 축축하게 젖어서 밤새 채울.. 더보기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