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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모음/누런돼지 관리자

“희망버스는 연대의 기쁨 맛보는 치유의 여행”


임아영·정희완 기자 layknt@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162207375&code=940702

ㆍ‘한진중공업과 희망버스’ 집단토론회
 
“노동자들에게 남의 일은 없습니다. 장애인·이주노동자·성적 소수자를 차별하면 자본의 차별을 어떻게 극복하겠습니까.”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48)은 16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한진중공업과 희망버스’ 집단토론회에서 김진숙씨가 2008년 한 말을 인용했다. 김씨는 “희망버스는 ‘시민은 모두 노동자이며 노동자에게 남의 일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의 문제가) 내 문제, 내 아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연대와 의미를 맛보는 자리”라며 “시민이 운동과 조우하고 운동의 주인이 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매우 변혁적 변화”라고 말했다. 김대중 정권부터 본격화된 신자유주의화로 한국 대중의 삶은 지리멸렬해졌고 돈과 경쟁에 대한 강박과 불안을 느꼈지만 희망버스가 “돈이 아니라 사람, 돈이 아니라 연대의 기쁨, 사는 맛을 회복하는 치유의 여행”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토론회에 참가한 대학생 김성산씨(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촛불시위에도 참여해본 적이 없지만 3차 희망버스를 타고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희망버스 탑승객들은 공통적으로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선진국이 제3세계 핍박 없이 존재할 수 없듯이 저 같은 사람들도 노동자들 비정규직 희생 없이는 존재하지 못한다는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미안함을 느끼는 것”이라며 “희망버스가 이런 시스템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책 작가 박효미씨는 2·3차 희망버스에 참가했다. 박씨는 “부산의 한 아주머니가 ‘왜 여기 와서 시끄럽게 하느냐’고 하더라. 이 시민들과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우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예측 불가능하고 자발적인 희망버스를 보면서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며 “관료화되고 관성화된 노동운동도 시민과 함께하기 위해 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진중공업·쌍용자동차·현대자동차·흥국생명 등의 해고노동자들은 ‘정리해고 철회는 불가능한 꿈일까’라는 주제를 두고 이야기했다. <밥·꽃·양>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잘 알려진 현대차 식당노동자로 파업에 참여했던 장영자씨는 “11년 전 이야기를 하려니 새롭기도 하고 감정이 북받친다”며 눈물을 삼켰다. 장씨는 “정리해고를 당해서 거리로 내몰려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최소한의 복지도 안되어 있는 이 사회에서 정리해고는 살인”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해직자 최기민씨는 “경영은 사주만의 성역이라 노동자는 경영에 1%도 참여할 수 없지만, 위기가 닥치면 책임은 모두 노동자에게 전가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