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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심한 옷과 성범죄 상관없다”…국내도 ‘슬럿워크’ 시위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7172150325&code=940100

여성들이 몸에 꼭 끼거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행진하는 ‘슬럿워크(Slut Walk)’ 시위가 16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슬럿워크는 올해 초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 경찰관이 대학 강연 도중 “여성이 성범죄의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면 ‘헤픈 계집(Slut)’처럼 입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4월 캐나다에서 시작됐다. 이후 세계 곳곳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 여성이 트위터에 슬럿워크 시위를 제안해 이날 처음 열렸다. 슬럿워크 참가자 10여명은 이날 오후 2시쯤 고려대에 모여 최근 발생한 의대생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교내를 행진했다.

미니스커트에 가슴까지 깊게 팬 상의를 입은 한 참가자는 “트위터를 통해 행사 취지와 일정을 알고 참가했다”며 “야한 옷을 입으면 ‘쉬운 여자’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을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 원표공원으로 이동 퍼포먼스를 벌였다. 오후 4시에는 참가자가 100여명으로 늘었으며 브래지어만 착용한 차림을 비롯해 찢어진 망사스타킹, 꼭 달라붙는 원피스, 가슴골이 드러나는 상의 등 도발적인 의상이 등장했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여장을 한 남성 참가자도 있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당해도 싼 사람은 세상에 그 누구도 없다”며 “우리는 ‘자유롭게 입을 권리’뿐만 아니라 ‘성범죄의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살아갈 권리’를 외친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이날 시위를 통해 모은 후원금을 ‘고대 성폭행 사건 대책위원회’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