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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모씨…“점심은 푸드코트서 동료와 1인분 시켜 해결”



정희완·임아영·주영재 기자 jyeongj@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7152205565&code=920100

직장인 최모씨
 ▲“점심은 푸드코트서 동료와 1인분 시켜 해결”
 
직장인 최모씨(35)는 얼마 전부터 동료와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는다. 반찬만 따로 파는 메뉴가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종류는 네 가지로 가장 비싼 게 4900원이다. 밥 또한 무제한으로 ‘리필’이 가능하다. 이들은 순두부찌개 등 5000원짜리 정식 메뉴 하나를 시키고, 반찬 하나를 산다. 그리고 밥만 따로 퍼와 식사를 한다. 최씨는 “두 명이 1만원도 안돼 부담이 덜 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직장을 둔 안선영씨(29·여)는 점심시간이 되면 동료 직원들과 회사 근처 종로경찰서로 향한다. 일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려면 최소 6000원이 들지만 종로서 구내식당에서는 3500원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양도 제한이 없어 점심시간에 이용하는 일반 직장인이 많다”고 말했다. 안씨는 지난 14일 초복에도 종로서 구내식당에서 삼계탕을 먹었다.

안씨는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다가 포기했다. 반찬을 준비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재료값이 가파르게 올라 비용이 더 많이 들었다.

야근하는 날엔 저녁도 구내식당에서 먹는다. 그는 “김밥에 라면 한 그릇을 먹는다 해도 합치면 4000원이 넘는데 차라리 종로서에서 밥을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양재동 회사원 김모씨
 ▲“최저가 생필품 찾아 인터넷 샅샅이”
 
서울 양재동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김모씨(33)는 무섭게 오르고 있는 휘발유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 자가용을 집에 두고 다닌다. 김씨가 자가용을 타고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분. 그러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회사까지 20분이 더 소요된다. 게다가 성동구 응봉동 집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다시 지하철로 갈아타야 한다. 김씨는 “주유비가 지원되는 외근이나 출장 때만 자가용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평소에는 불편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주유소도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가장 싼 곳을 찾아봤다. 요즘은 옷이나 신발,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들여다보는 일도 잦아졌다. 김씨는 “요새 뭐든지 비싸졌다”며 “물건 하나도 선뜻 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커피를 마실 때도 개인이 운영하는 자그마한 커피 전문점을 찾는다. 대형체인점은 커피 한 잔에 3500~4000원, 개인이 운영하는 곳은 2000원이다. 쿠폰 열 장을 모으면 한 잔이 무료여서 한 달에 3번은 무료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점심은 주로 회사 주변 식당에서 해결한다. 그는 “최근 음식값이 1000원씩 오른 것 같다”며 “밥 한 끼 먹는데 6000원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인천 삼겹살집 운영 이모씨
 ▲“고기 70%·야채는 120% 급등 값 올리자 단골들도 발 끊어”
 
인천 남구에서 5년째 삼겹살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48)는 “물가가 올라 장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까지는 겨우 먹고살았다고 하면 올해는 하루하루 연명하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고기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70% 가까이 올랐다. 야채값도 급등했다. 이씨는 “지난해 4대강 공사 때문에 야채값이 100% 올랐다더니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15~20%는 더 올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삼겹살 1인분을 8000원에 팔고 있다. 지난해에는 6500원이었다.

값이 오르니 단골도 줄었다.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30%가량 떨어졌다. 아르바이트 학생 3명 월급 주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이씨는 몇 년째 나가던 사진 동호회도 올 초부터는 나가지 않는다. 술값을 내는 것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대학교 3학년이 됐어야 했던 딸은 결국 올해 초 휴학했다. 400만원 정도 되는 등록금을 내기 힘들었다. 딸은 지금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이다.

이씨는 “딸이 TV 드라마를 볼 때마다 주인공처럼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송파동 주부 김선군씨
 ▲“마트 가면 충동구매할까봐 시장에서 필요한 것만 구입”

서울 송파동에 사는 김선군씨(48·여)는 요즘 대형할인매장에 가지 않는다. 대형할인매장에 가면 당장 필요가 없는 물건들까지 눈에 들어와 충동구매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예전에는 마트에 자주 갔는데 요즘은 동네 슈퍼마켓이나 시장에 들러 꼭 필요한 것만 사고 있다. 사기 전에 꼭 필요한지 다시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김씨는 값은 비싸지만 고기는 자주 산다. 아이들이 좋아해서다. 그는 “몇 달 전만 해도 삼겹살이 100g에 1400원 정도였는데 요즘은 3000원이다. 그래서 사러 가도 두 근 살 거 한 근만 사게 되고, 질도 조금 낮은 걸 고르게 된다”고 말했다. “과일값은 너무 올라서 사본 지 꽤 오래됐다”고 했다.

김씨의 아들도 생활비 부담에 대학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학교를 휴학했다. 김씨는 “아들이 부모 부담을 줄여주고 자기 생활비라도 벌어보겠다며 휴학을 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지만 아직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고 때문에 적금은 거의 못 붓고 있다. 그는 “주말이나 휴가 때는 가끔 외출도 하고 여행도 떠났는데 요즘은 거의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휴가 때나 여행을 가볼까 한다”고 밝혔다.


중랑구 주부 민수련씨
 ▲“물가 폭등 전 딸 결혼 다행 제대 앞둔 아들 등록금 걱정”

서울 중랑구에 사는 민수련씨(55·여)도 장보기가 두렵다. 민씨는 “옷 같은 건 안 사고 버틸 수 있지만 음식은 그럴 수 없다. 식비 부담이 정말 크다. 서민들이 이용하는 마트의 물건값도 비싸져서 쩔쩔맨다”고 밝혔다. 그는 남편이 암치료 중이기 때문에 무조건 싼 것만 고를 수 없는 상황이라 더 부담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더라도 투병 중인 남편을 위해 유기농 식품을 생협에서 구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씨의 딸은 지난 3월 결혼했다. 민씨는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그 전에 결혼을 하게 되어서 다행”이라며 “요즘 결혼했으면 혼수비용도 더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대를 앞둔 민씨의 아들은 대학교 3학년 2학기에 복학할 예정이다. 다행히 장학금을 받아 등록금 부담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학자금 융자를 다시 받아야 할 처지다.

민씨는 “아들이 사회생활을 할 때 빚쟁이로 출발하지 않게 하는 게 목표”라면서 “반값 등록금을 하면 될 테지만 그게 안되면 학자금 대출이자라도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씨는 “요즘 한국에 사는 것이 우울해질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