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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물려오면 복직하고 제일 많이 들은 질문. "애는 누가 봐?" "어린이집과 친정엄마요." 이상하게도 그 대답을 할 때는 죄책감이 듭니다. 어린 아이를 엄마인 내가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 힘든 할머니에게 손주를 맡겨놓았다는 죄책감이 이중삼중으로 들죠. 저는 복직에 맞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습니다. 제가 출산휴가(3개월) 및 육아휴직(1년)을 하고 나서 보낸 거니 15개월이 좀 안됐을 때죠. 처음에 친정엄마는 두 돌까지 아기를 돌보시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휴직 기간 하루종일 아기를 보다보니 '안 되겠다' 싶었어요. 핵가족 시대, 마을이 붕괴된 서울에서는 혼자 아기를 보다보면 물리적으로 힘든 것은 둘째고 우울증이 올 것 같았거든요. 할머니에게 그럴 수는 없다 싶었고 또 복직을 앞두고 있었을 때 어린이집에.. 더보기
왜 기억해야 하는가-9.11 추모박물관(9.11 Memorial Museum) 지난주 미국 뉴욕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제일 처음 일정은 9.11 Memorial Museum(9.11 추모 박물관)에 다녀오는 것이었는데요. 13년 전의 사건을 기억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이 궁금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결은 다르지만 사회의 크나큰 상처를 어떻게 다독여왔는지에 대해서요. 몇 달 전 인터뷰했던 정신분석가 권혜경 박사는 뉴욕 시민들의 자부심에 대해서 얘기를 들려줬었습니다. 어떻게 9.11을 기억하고 추모하고 애써왔는지에 대해서요. 미국인들은 다방면으로 노력했고 연방정부, 뉴욕시, 시민들 모두 힘을 합쳐 극복했다는 자부심이 있다는 것이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넉 달이 넘어 다섯 달에 가까워집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난 엄청난 일을 어떻게 기억하고 추모하고 극복해야 할까요...? 9.11 .. 더보기
투명인간 성석제 작가가 쓴 . 많은 분들이 호평을 하길래 휴가 중에 읽으려고 전자책으로 구입했다. 한 마디로 흡입력있는 소설이었다. 휴가 중에 전체 분량의 반 이상을 밤새 단숨에 읽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에서 '투명인간'에 감정이입을 하는 것 같았다. 이를테면 이런 구절들이다. 소설 속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만수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오래도록 신용불량자였고 그때 은행이나 장사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경제적으로는 투명인간이었다." 공감가는 지점이긴 하다. 사회적 약자, 소수자, 버림받은 이들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포함한 우리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어쩌면 한 번씩은 이 사회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테다. 투명인간을 왕따, 소수자, 취약계층에 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