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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이 지나도...

아흔살의 무라야마 전 총리, 그리고 무라야마 담화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가 22일 동북아역사재단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마침 그가 동북아역사재단 간담회에서 발언하던 날 일본 자민당은 고노 담화를 대체할 새로운 담화를 내년에 발표할 것을 정부에 공식 요청하기로 했는데요. 자민당 정무조사회는 종전 7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되는 2015년에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새로운 관방장관 담화를 발표할 것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고노담화가 무력화되는 걸까요. 무라야마 전 총리는 종전 70주년을 맞춰 무라야마 담화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간담회 내내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한다면 일본이라는 국가가 살아갈 수 없다” “무라야마 담화는 전 세계에 나타낸 국제공약이 됐으므로 재검증은 불가능하다” “일본 총리는 이를 지켜야만 한다. 이것을 지킬 수 없.. 더보기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중 어록 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 일정을 마쳤습니다. 이제 내일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면 바티칸으로 돌아가시겠네요. 4박5일 동안 교황은 우리 사회에 많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연설하고 강론한 교황, 쉽지는 깊이 있는 그의 메시지에서 우리 사회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선 저부터요. 이 포스팅에서는 교황이 방한한 후 남긴 메시지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한국의 평화 추구는 이 지역 전체와 전쟁에 지친 전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 “평화의 부재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땅,.. 더보기
교황 가슴 위에 세월호 노란 리본 (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받은 세월호 추모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 위에 달고 있습니다. 뭔가 뭉클하죠.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전에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받은 리본이죠. 교황은 미사 전 제의실 앞에서 10명을 만나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으며 고개를 여러번 끄덕였다고 하네요. 교황은 14일 서울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식 환영식에 나온 4명의 유가족과 손을 맞잡고 한 어머니와 악수하며 이렇게 말씀하셨죠.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 15일 미사에는 '삼종기도'를 드리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이 거룩한 미사를 마치며, 우리는 다시 한 번 하늘.. 더보기
프란치스코 교황, 서울공항 도착하던 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드디어 방한했습니다. 종교 담당으로 교황 방한을 열렬히 기다렸던(?) 전 여러 일정 중 서울공항 환영식 취재 풀을 맡게 됐고 오늘 새벽부터 서울공항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교황님을 뵙기엔 너무 먼 거리더군요. ㅎㅎ 근접 취재는 청와대를 담당하는 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대통령이 영접하기 위해 나왔기 때문이죠) 그래도 멀리서 세월호 유가족 앞에 서서 가슴에 손을 얹는 교황의 모습은 확실하게 보였습니다. 그 순간 묘한 뭉클함이 솟아오르더군요. 그리고 환영식 전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 인터뷰하면서 눈물 흘리는 한 어머니의 모습에 저도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교황의 방한이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는 절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의 한국 방문이 그의 메시.. 더보기
"경제학을 점령하라!" "경제학이 다루어야 할 것은 곡선이 아니라 인간이다!" -마드리드의 한 대학 캠퍼스 벽에 새겨져 있는 구호 이번주에 기사로 쓴 (칼레 라슨·애드버스터스 지음/열린책들) 오랜만에 재미있고 흥미로웠던 책입니다. 이 책은 신고전파 경제학으로 지칭되는 주류 경제학을 비판하는 책입니다.저자는 주류 경제학자들을 '궤변론자'라고 비난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데요. 칼레 라슨은 지의 창립자이자 편집장.는 ‘광고파괴자’라는 뜻으로, 기존 상업 광고를 뒤틀고 뒤집는 패러디 광고로 유명한 비영리 격월간지. 2011년 7월 9만명에 이르는 이 잡지의 국제 네트워크에 ‘9월17일 월스트리트를 점령하자’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를 촉발시켰다. (칼레 라슨입니다) 윌스트리스트를 점령하자던 저자들은 이제 “경제학을.. 더보기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자의 책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자는 지지율 3위로 출발해 문용린, 고승덕 후보를 물리치고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조 당선자는 선거에 출마하면서 국정교과서 부활 저지 및 대안 역사교과서 발행 보급, 일제고사식 지필평가 단계적 폐지, 혁신교육지구사업 서울 전역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는데요. 공약도 중요합니다만 그 공약을 실행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 이력이 아닐까 합니다. 삶이 인간을 설명해주니까요. (경향신문db) 그래서 조 당선자의 책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당선자의 생각을 가장 빨리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겁니다. 당선자는 공저를 포함해 30여권의 책을 냈습니다.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참여연대 초대 사무처장 등. 당선자의 홈페이지.. 더보기
지방선거, 후보자 찾아 삼만리 선거 공보물이 우편으로 도착했습니다. 열어봤죠. 총 7표를 던져야 하는 선거. 누가 누군지, 이 사람은 구의원 후보인지, 시의원 후보인지 헷갈리더군요. 언론사에서 일하는 덕분에 시장, 교육감 선거 뉴스는 많이 접했지만 나머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공보물은 여러 장 뭉텅이로 와서 헷갈리기만 하기에 우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어플리케이션을 찾아봤습니다. 역시나 있더군요. 마켓에서 '선관위'를 검색하면 나옵니다. "선거정보"라는 앱이더군요. 첫 화면은 요렇게 생겼습니다. 선거일정이 나와 있구요. 1월부터 자세하게 나와있네요. 그다음엔 투표소가 어떻게 검색되는지 궁금했습니다. 집에 온 공보물에 위치가 나와 있지만 다시 한 번 검색해봤죠. 근데... 이용자가 다시 검색하게 되어 있는 구조더라고요. 그러니까 서울시-양.. 더보기
그 분들을 기억하라 '삼성 X파일'에 등장하는 '떡값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로 기소됐던 노회찬 의원이 결국 징역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씁쓸했다. 국회에서 언론사 기자들에게 뿌린 건 괜찮고 인터넷에 올리는 건 안된다는 해괴한 법논리도 기가 막혔지만 무엇보다 소식을 들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언론사 입사 시험 공부를 할 때 줄창 읽었던 이봉수 선생님의 칼럼이었다. 2006년에 쓴 칼럼이지만, 마치 현재를 두고 말한 것 같아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다. http://www.hani.co.kr/kisa/section-008003000/2006/01/008003000200601031819608.html 삼성왕국의 정난공신들 단종 원년, ‘나라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공이 있다’ 하여 수양대군과.. 더보기
인권위원장 연임, 안되는 이유 40가지 현병철 인권위원장이 연임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는구나 싶었습니다. ‘인권 후퇴’ 비판받는 현병철 인권위장 연임 제가 사회부에서 일하던 2010~2011년 인권위를 담당했었습니다.2010년 8월 인권위에 대해 공부해가던 시절 당시 퇴임을 앞둔 최경숙 상임위원을 인터뷰했을 때입니다.최 위원의 표현은 단호했습니다. "인권위는 결코 가서는 안 될 길을 걸었다" "인권위,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가면 안 될 길 걸어" 표현자유 후퇴 '식물 인권위' 전락 비판에 "수긍한다" 최 위원은 용산 참사와 관련해 법원에 의견을 낼지 말지 결정하는 전원위원회에서 현 위원장이 "독재라도 할 수 없습니다"라며 의사봉을 두드려 일방적으로 폐회를 선언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위는'인권전담 독립 국가기관'으로 .. 더보기
‘이근안’되지 않기 안녕하세요. ‘누런돼지 관리자’ 임아영입니다. 좋은 사람은 일찍 떠나는 법일까요. 4일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영결식이 엄수됐습니다. 마석모란공원에 잠들게 되었다는 글을 보면서 문득 아득해졌습니다. 김근태의 삶을 말하는 것조차 미안한 사람들과 그에게 빚을 진 사람이 많아서일까요. 저는 김근태 고문이라도 오래 살기를 바랬습니다. 지난 몇년간 우리는 너무 많은 ‘어른’들을 잃어버렸으니까요. 그가 ‘뉴라이트’의 상징에 졌을 때도 이렇게 아득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시 그가 우리 앞에서 그의 삶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까요. 사진공동취재단 딸 병민씨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말했습니다. “김근태 딸로 태어난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께는 민주주의자 김근태로 기억되길 바라.. 더보기
찌질한 공시생 ‘영욱’이 선생님 ‘하선’과 맺어질 수 없는 이유 찌질한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아름다운 선생님과 맺어질 수 없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누런돼지 관리자’ 임아영입니다. 요즘 ‘누런돼지’와 MBC의 을 보고 있습니다. 가장 비호감인 캐릭터는 ‘고영욱’이었는데요. MBC 홈페이지에서 장조림 한 조각에도 눈물 흘리는 노량진 붙박이 고시생 고영욱 노량진 고시원에서 몇 년째 9급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인 고시생. 가난한데 식탐이 있어 소고기 장조림 하나에도 목숨을 건다. 원칙주의자에 융통성도 부족해 뭐든 미련하게 한 우물만 파는 스타일. 천사같은 하선에게 반한 뒤 사랑에서도 미련하게 한 우물만 판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고영욱 캐릭터 설명입니다. 소심하나 아름다운 국어 선생님 박하선을 짝사랑하는 고영욱이 나올 때마다 괜히 주는 것도 없이 얄미워 그 캐릭터를 안 .. 더보기
하승수 변호사가 1인시위를 하는 까닭 안녕하세요. ‘누런돼지 관리자’입니다. 1인시위를 하는 사람을 보신 적이 있으시죠? 요즘 추운 날씨에도 거리를 걷다보면 쉽게 1인시위를 하는 분들을 만날 수 있지요. 6일 점심 때 1인시위하는 분을 만나러 갔었습니다. 바로 하승수 변호사입니다. 이날 점심을 먹기로 했던 하 변호사님은 오전에 제게 전화를 하셔서 “점심을 한시에 먹을 수 있을까요? 제가 12시부터 1시까지 1인시위를 해서요”라고 하셨습니다. 그제서야 페이스북에서 “1인시위를 하겠다”고 한 글을 본 기억이 났습니다. 하승수 어제 신규핵발전소 부지 선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청와대 앞에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후쿠시마 1주년이 되는 내년 3월 11일로부터 100일 전인 날입니다. 신규 핵발전소가 더 들어서면 우리는 핵발전으로부터 벗어날 수.. 더보기
최장집 교수의 '자유주의' 다시 보기 안녕하세요, 누런돼지입니다. (누런돼지 관리자가 아니라 경향신문 문화부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는 누런돼지랍니다...ㅎ) 지난 번 세종대왕 글에 이어 두 번째로 글을 올려 봅니다. 최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한국정치학회 발표 논문을 조선일보에서 대서특필했습니다. 궁금해서 한 번 이것저것 찾아봤습니다. 저는 학술대회 당일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프레시안 기사를 보면 학술대회에 참여한 한 패널은 "조선일보가 진보의 거장이 드디어 우리 품에 안겼다는 식의 보도를 했을 만큼 논쟁적 차원을 넘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이라고 말한 모양입니다. 류근일씨도 이번 경향신문 칼럼에서 이 논문을 인용하셨네요. 조선뿐만 아니라 연합 등 보도를 보면, 최 교수님이 마치 최근 벌어진 자유민주주의 논쟁에서 보수 진영의 목소리에 .. 더보기
세종은 오로지 백성 사랑뿐이었을까 안녕하세요. 경향신문 문화부 황경상 기자입니다. 신복룡 교수님의 책 를 소개한 기사(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1251929495&code=900308)가 메인에 걸리면서 항의 메일과 적잖은 오해의 댓글이 달린 것 같아 몇 글자 적어보려 합니다. 우선 말씀드릴 것은 '세종이 백성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다만 그런 이유 때문에 한글을 창제한 것은 아니다'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분량상 교수님의 말씀을 줄이면서 그 부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인터뷰 당시 선생님 말씀 원문을 전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종에 대해 아무런 비판의 여지도 없이 백성을 사랑해서 한글을 만들었다고 얘기하.. 더보기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가능한 사람/리영희 12월 5일이면 리영희 선생의 1주기라고 합니다. 시간이 참 빠르네요. 지난해 타계 소식을 듣고 “아 우리 시대 어른이 또 한 명 사라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벌써 1년 전이라니. 저는 리영희 선생의 책을 많이 읽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리 선생을 잘 안다고 말하기는 매우 부끄럽습니다. 그저 언론사 입사 시험을 준비할 때 제 이상형이자 로망이자 꿈은 ‘리영희’였습니다. 입사 직전 (2005)를 읽었는데 ‘읽는 이를 위하여’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이 긴 시간에 걸친 나의 삶을 이끌어준 근본이념은 ‘자유(自由)’와 ‘책임(責任)’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더욱이 진정한 ‘지식인’은 본질적으로 ‘자유인’인 까닭에 자기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정에 대해서 ‘책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더보기
“없는 사람 얼굴 가져다가 있는 사람 위해서 쓰지 마요” “없는 사람 얼굴 가져다가 있는 사람 위해서 쓰지 마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0·26 재보선이 끝났습니다.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고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고 저녁에도 민생 행보를 이어간다고 하네요. 정말 그동안 시장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했네요. 기대가 많이 됩니다. 맨 위에 쓴 문장은 제가 취재하면서 들었던 가장 잊지 못하는 말입니다. 2009년 여름이었을까요. 저는 서울시를 출입했었습니다. 당시 기업형슈퍼마켓(SSM) 문제를 기획 기사로 다뤄보자는 데스크 지시로 서울 강북 가게들을 취재하러 갔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여러 가게들을 돌아봐야 하는 일이라 가기 전에는 짜증도 났었던 기억이 나네요. 철퍽철퍽 길을 걸어 한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기자라고 소개하니 주인 .. 더보기